푸틴 “클린턴 전 장관 연약하다”

입력 2014-06-06 10:43 수정 2014-06-06 11:0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연약하다(weak)’는 표현을 사용해 조롱했다고 AFP통신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에게 감정 섞인 반응을 보인 것은 지난 3월 ‘일’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짙다. 클린턴 전 장관은 당시 크림을 병합한 푸틴 대통령을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에 빗댔다.

푸틴 대통령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을 맞아 프랑스를 방문하기 전 프랑스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여성과 논쟁하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도 “클린턴 전 장관은 말할 때 우아하게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너무 심한 말을 할 경우에는 그들이 강해서가 아니라 약하기 때문”이라며 “여성에게 연약하다는 것이 최악은 아니다”고 비꼬았다.

푸틴 대통령 발언은 서방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그는 러시아의 크림병합 이전까지만 해도 주요 8개국(G8) 회의 예정지였던 흑해 휴양지 소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방은 G8 회의 장소를 소치에서 벨기에 브뤼셀로 바꾸고, 러시아를 아예 회의 멤버에서 제외해 버렸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자와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을 ‘20세기의 어두운 전술(dark tactics)’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6일 프랑스에서 예정된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행사에 자리를 같이 하지만 두 지도자 간 공식 만남 계획은 없다.

러시아를 뺀 G7은 브뤼셀에서 공동성명을 내 러시아의 크림병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제재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공동성명에서 G7은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추진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고 현재 진행 중인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성명은 또 북한에 대해 핵 관련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고 아울러 2005년 9월 ‘6자회담’의 합의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G7 정상들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성명은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 조사에서 드러난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에 대해 거듭 우려하면서 북한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즉각적 조치를 촉구했다. 특히 납치 문제를 포함, 인권 규정 위반 행위를 다루는 데 북한은 관련 유엔기구와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