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3년 전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한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불과 130년 전 복음이 전래된 한국 땅에 세계 최대 교회를 설립한 목사의 메시지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예수님 덕분에 나는 새사람으로 거듭났다’고 항상 입술로 고백하십시오.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꿈이 일할 것입니다. 반드시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도시 어디에서나 노아의 방주가 묻혀 있다는 아라랏산의 만년설을 볼 수 있는 ‘노아의 땅’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 4일 저녁 이 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생명의말씀(Word of Life) 교회(아르투스 시모냔 목사) 강단에 조용기 목사가 모습을 나타냈다. 아르메니아는 조 목사의 70번째(중복 방문국 제외) 해외선교 방문 국가이고, 이번 집회는 368번째 해외성회에 해당한다.
“(혈루증 앓는 여인은) 예수님의 옷을 만지기만 하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옷을 만지자마자 고쳐졌습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예수님을 만질 수 있고 고침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 목사는 혈루증 앓던 여인의 이야기(막 5:25∼34)를 시작으로 위로와 치유, 변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집중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르메니아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리적 특성상 오랜 기간 외세의 침입과 전쟁에 시달려온 민족이다. 제1차 세계대전 때만 수백만명이 희생된 집단학살을 두 차례나 겪었다. 1990년대 초까지 옛 소련연방의 공산당 지배 아래에서 억압을 당해 피해의식이 국민 정서 속에 깊이 배어 있다. 아르메니아정교회를 고수하면서 명목상 ‘최초 기독교 국가’의 타이틀만 이어갈 뿐, 복음의 진수를 맛본 지 오래됐다는 현지 크리스천들의 영적 갈급함도 시급히 해소해야 했다.
조 목사는 아브라함 등 성경 속 ‘믿음’에 대한 이야기들과 함께 10대 때 앓았던 폐병의 치유 과정, 목회 초기 ‘천막교회’ 시절에 하루 5시간씩 기도하며 품어 왔던 비전(꿈)의 실현 등 경험담을 곁들이면서 말씀을 전했다.
“긍정적인 생각과 희망찬 꿈,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입술의 고백을 멈추지 마십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약속을 믿을 때 기적이 일어납니다.”
영어로 전해지는 메시지가 아르메니아어로 통역돼 선포될 때마다 참석자들은 ‘미드크(생각)’ ‘예라장크(꿈)’ ‘하바트(믿음)’ ‘호스크(말)’를 입으로 되뇌거나 노트에 받아 적었다.
5일까지 이어진 집회의 첫날인 이날에만 성도와 외부 초청인사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집회 현장에 모인 5000여명과 세 군데 다른 장소에서 영상으로 집회에 참석한 이들까지 포함한 숫자다. 아르메니아 인구 200만명 가운데 개신교인은 2만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르메니아 개신교인의 절반이 집회에 참석한 셈이다.
러시아 노보쿠즈네츠크에서 목회 중인 아베디앙 호브셉(50) 목사는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고 믿음의 용기를 얻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현지인 스레다(55·여)씨는 “하나님이 우리 안에 계시며, 한 사람 한 사람을 깊이 만져주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집회에서는 순복음강남교회 소속 두나미스 선교무용단이 부채춤 공연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예레반=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노아의 땅’ 아르메니아에 울려 퍼진 4차원영성
입력 2014-06-06 03:06 수정 2014-06-06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