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 저희는 부패하고 소행이 가증하여 선을 행하는 자가 없도다."(시 14:1)
바보란 무엇인가? 바보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일반적으로 '멍청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의미한다. 지혜롭거나 똑똑하거나 갖추어져 있는 사람과 대조된다.
한국암환자와 가족을 위한 기도모임(한가모)과 암퇴치운동본부 21세기 ‘바보모임’(바로보기 모임)을 15년째 이끌고 있는 조무성(63·고려대 공공행정학부 교수) 대표는 자신을 ‘바보’라고 소개했다. 그는 1993년 위암 선고를 받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죽음의 고비를 여러 차례 넘겼다. 이후 죽음의 터널을 통과하면서 경험한 고통을 자양분 삼아 현재까지 암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헌신적인 삶을 펼쳐오고 있다. ‘암 환자와 가족을 위한 기도의 날’(6월 5일)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로 국민일보사에서 그를 만났다.
조 대표는 한 해 7만명 이상이 암으로 죽고 20만명 이상의 새로운 암 환자가 발생해 100만명이 암을 앓고 있으며, 환자 가족의 수까지 더한다면 최고 300만명이 고통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난한 암 환자는 치료할 길이 막막하며 가장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고통과 자녀교육 등 심각한 문제가 따른다고 했다.
조 대표는 국민 대다수가 암과 관련돼 살고 있는 현실이지만 사회나 교회 모두 이에 대한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2000년 교회운동의 일환으로 한가모를 설립해 기도모임을 해오고 있다. 암 발병 원인은 마음에 있다고 주장하는 조 대표는 우리나라에 암 환자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스트레스와 환경오염 외에 ‘사랑’이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미움과 분노, 무관심과 과도한 경쟁’ 등으로 영육이 피폐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조 대표는 ‘즐거운 마음은 병을 낫게 하지만 근심하는 마음은 뼈를 마르게 한다’(잠 17:22)는 말씀처럼 근심에서 해방되는 것이야말로 예방의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성경에서 말하는 생명과 사랑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그리스도인들이 깨달아 삶 속에서 영과 육의 건강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바보처럼 사는 게 좋다고 했다. 조 대표는 “바보는 욕심을 버리고 이웃을 섬기며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구하며 세상을 바로 보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서 “성경은 분명히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바로 보는 사람(바보)이 되라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예수님이 가르치시고 행하신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세상의 바보들이야말로 교회 및 가정과 국가를 든든히 세워나갈 주춧돌”이라면서 “바보는 예수님이 손수 제자들의 발을 씻겼듯이 섬기는 사람”이라고 했다.
한편 조 대표는 5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만나교회에서 열린 ‘암 환자 가족을 위한 기도회’에서 주제 강연을 통해 “모든 국민은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책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분당우리교회와 지구촌교회, 만나교회, 할렐루야교회가 펴온 이웃사랑 사역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성남의 호스피스를 운영하는 큰 교회들이 암 환자 쉼터를 위해 서로 협력함으로 성남시에 교회주도형 암 환자 쉼터의 모델을 만들어 작은 교회를 섬겨야 한다”면서 “나아가 성경적 건강도시인 샬롬시티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욕심을 버리고, 주를 섬기며,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구하고, 바로 보는 사람이 21세기를 사는 진정한 바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에 물었다. 당신은 바보인가?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조무성 대표 “건강하려면 바보처럼 살라”
입력 2014-06-07 01:47 수정 2014-06-07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