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소속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교수들이 5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교회의 공동선 실천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장신대 교수들의 시국성명은 13년 만으로 국내 장자교단 소속 신학대 교수들의 공통된 목소리라는 점에서 한국교회와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장신대 교수평의회 교수들은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광장로 5길 캠퍼스 내 한경직기념예배당에서 2000명의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광나루 서신:세월호 참사에 대한 우리의 고백’을 발표했다. 장신대 교수가 시국성명격인 ‘광나루 서신’을 발표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교수들은 서신에서 “정부가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사고의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밝히고 조사과정 및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아픔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책임을 덮으려는 모든 시도를 단호히 배격하며 피해자들이 온전히 치유될 때까지 그들의 진정한 이웃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성과 회개도 이어졌다. 교수들은 “하나님과 이웃 앞에서 신실한 삶을 살지 못한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통감한다”며 “경제적 이익을 절대가치로 추구하는 물신주의에 맞서 복음의 능력으로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생명경시 풍조에 대항해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교수들은 “회개하는 심정으로 시대를 성찰하고 교회의 거룩성과 공공성이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치겠다”는 말로 서신을 끝맺었다.
장신대 임희국 교수는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이 한국사회가 생명경시 및 물신주의에 휘둘린 것에 대해 교회가 예언자적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성이 이번 서신을 발표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장신대 교수들, 13년 만에 시국성명
입력 2014-06-06 10:43 수정 2014-06-06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