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지역에서 초접전의 대결 양상을 보였던 6·4지방선거.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개표방송 전쟁도 박빙의 승부가 벌어졌다. KBS가 파업으로 성적이 저조해지면서 3사 모두 주요 개표 프로그램에서 6%대의 엇비슷한 시청률을 보였다.
MBC와 SBS는 각각 기술력과 스토리가 돋보이는 시청각 효과를 내세웠다. 노조와 기자협회 등의 파업으로 한계가 있는 KBS는 정보 전달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MBC는 마술 동작을 응용한 매직 모션 시스템을 스튜디오에서 선보이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각 시·도지사의 레이스는 후보자들이 지역 특산 음식을 먹는 ‘먹방(먹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미리 촬영, 활용해 신선한 변화를 꾀했다.
또 지방의 명소를 함께 보여주면서 지역과 후보자를 연결짓는 모습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하늘을 나는 헬리캠을 사용하며 첨단 기술력을 보였고, 월드컵 분위기에 맞춰 후보자들을 골키퍼와 스트라이커로 대입시킨 점도 인상 깊었다.
2012년 대선 개표방송 당시 영화 패러디로 화제를 모았던 SBS는 이번엔 후보들의 선거 레이스를 거리를 달리는 캐릭터로 형상화 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또 MC 서경석을 내세워 서울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보는 ‘민심톡톡’ 코너, 젊은 정치인 이준석과 정은혜가 진행하는 ‘선거수다’로 SNS를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튜디오 진행을 위한 최소한의 인력으로 방송을 꾸려갈 수밖에 없었던 KBS는 외부 패널을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홍기섭 이광용 김재홍 김윤지 아나운서는 ‘방송독립’이라 적힌 배지를 달고 카메라 앞에 섰다.
3사만의 특징이 극명하게 나뉜 가운데 5일 방송 3사는 비슷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3사 개표방송의 저녁 주요 시간대 경쟁에서 MBC ‘뉴스데스크(오후 6시52분∼8시50분)’가 6.9%, SBS ‘국민의 선택 SBS 8뉴스 5부(오후 7시54분∼9시44분)’가 6.8%를 기록했다.
그간 개표방송에 타 방송사보다 2배 이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KBS는 ‘선택 대한민국 지방선거 개표방송(오후 5시∼8시59분)’가 시청률 6.2%로 나타나 체면을 구겼다. 오후 9∼10시까지 방송된 ‘KBS 9시뉴스’도 파업 전 평상시의 절반인 11.2%에 그쳤다.
또 다른 시청률 조사회사 TNmS에서는 전국기준 시청률 평균(각 방송사 개표방송 시작부터 5일 오전 1시59분까지)이 KBS 6.6%, MBC 5.1%, SBS 4.2%로 집계됐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KBS 개표방송 반토막 시청률 ‘굴욕’
입력 2014-06-06 03:06 수정 2014-06-06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