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아마존이 18일(현지시간) ‘새로운 기기’를 공개하는 행사를 연다고 5일 미디어와 개발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제품 소개는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직접 한다. 그만큼 중요한 행사라는 의미다. 일반인도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메일 신청을 받는다.
미국 언론들은 즉각 아마존이 3D 스마트폰을 공개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초대장에는 스마트폰으로 추정되는 제품의 모서리 부분이 드러난 사진이 들어있다. 아마존이 스마트폰을 개발한다는 소문은 지난해부터 무성하게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마존이 이달 중 스마트폰을 선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초대장에 첨부된 동영상은 이런 추측을 더욱 확고하게 만든다. 50초짜리 영상에는 아무런 제품도 등장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고개를 숙인 채 뭔가를 응시하며 혼잣말을 내뱉는다. 우리가 흔히 스마트폰을 들고 있을 때 취하는 자세다. 몸을 이리저리 기울이면서 “이런 건 본 적이 없다”고 감탄하는 장면도 있다. “(화면이) 나와 함께 움직였다”는 말도 나온다.
아마존이 스마트폰에 설치된 4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3D 안경 없이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3D 스마트폰을 만들 것이라는 예측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화면을 기울이거나 시선의 움직임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됐을 것이란 단서도 있다. 동영상에는 “사용이 매우 직관적(intuitive)”이라며 놀라는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다. 기기를 손으로 터치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관심은 아마존이 스마트폰을 직접 내놓으려고 하는 배경에 쏠린다.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아마존이 이들과 하드웨어 스펙 경쟁을 해서 이길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하지만 아마존은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이자 안 파는 게 없는 쇼핑몰이다. 이 생태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2007년 전자책 ‘킨들’을 출시했고, 콘텐츠 시장이 영화, TV 등으로 확대되자 ‘킨들 파이어’를 대중에 선보였다. 지난 4월 게임 기능까지 포함한 셋톱박스 파이어TV를 내놓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아마존은 기기값은 낮추는 대신 콘텐츠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구사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즉 기기는 아마존이 구축한 생태계를 잘 활용하기 위한 도구라는 의미다.
아마존은 지난해 8월 2억5000만 달러에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하며 미디어까지 영역을 확대했고, 무인 항공기(드론)를 이용한 물류 서비스도 하겠다고 밝혔다. 베조스는 2001년 블루 오리진을 세워 우주여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아마존의 생태계가 어디까지 넓어질지 쉽게 예측하기가 힘들다.
베조스는 생태계가 확대되면 그에 대응하는 기기도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베조스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이 어떤 건지는 18일에 좀 더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광폭행보 아마존, 이번엔 3D 스마트폰 내놓나… 6월 18일 제품 출시 행사 초대장에 스마트폰 공개 예고
입력 2014-06-06 03:06 수정 2014-06-06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