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천안문 사태때 김일성대 학생들도 시위”

입력 2014-06-06 03:06 수정 2014-06-06 11:06
25년 전 천안문 사태 때 북한 주민들도 민주화에 대한 기대로 들썩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일성대 학생들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항의 운동’을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북한에 유학 중이었던 적도기니 초대 대통령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의 막내딸 모니카 마시아스(42)는 ‘6·4 25주년’을 맞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고 BBC 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중국에 사는 친지 등으로부터 천안문 사태에 관한 소식을 전해 들었고 ‘북한 정부도 개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천안문 사태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빠르게 퍼져나갔으며 많은 사람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했다는 얘기를 들은 뒤에는 모두들 중국 학생들을 동정하면서 안타까워했다.

그 과정에서 김일성대 학생들도 민주화를 요구하고 나섰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움직임이었는지는 자세하게 밝히지 않았다. BBC는 다만 “당연히 중국 학생들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고만 전했다. 마시아스 자신도 그러한 얘기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북한은 천안문 사태 뒤 가시적인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고 마시아스는 말했다. 북한이 전보다 훨씬 많은 외국기업이 북한에 진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신도 일본과 북한이 합작 투자한 기업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마시아스는 16년간 북한에서 교육받은 뒤 스페인과 미국 뉴욕을 거쳐 2007년부터 한국에서 2년 동안 지내면서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라는 책을 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