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기독교 국가 아르메니아 로마보다 12년 앞서 AD 301년 기독교 공인

입력 2014-06-06 10:43 수정 2014-06-06 11:06

아르메니아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바돌로매와 다대오가 이 지역에 처음 복음을 전하다 순교한 곳으로 전해진다.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한 나라이기도 하다. AD 301년 아사시드 왕조의 트리다테스 3세 때 성 그레고리의 영향으로 기독교를 국교로 정했다.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한 해(313년)보다 12년이나 앞선다. 이란 터키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등 이슬람 국가에 둘러싸여 있지만 1700년 넘게 기독교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아르메니아인의 조상은 고멜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경 속 야벳의 큰아들이자 노아의 손자인 고멜의 한 지파가 아르메니아 땅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아르메니아인들은 노아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노아의 방주’가 묻혀 있다는 아라랏산(사진)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지금은 터키령에 속해 있지만 사진이나 외부에 공개되는 아라랏산 전경 사진들은 아르메니아 쪽에서 바라본 게 대부분이다. 지금도 수도 예레반 곳곳에는 ‘아라랏’과 ‘노아’ 지명을 딴 각종 상호와 제품이 즐비하다. 공항에 내리면 ‘노아의 집(NOAH’S HOME), 아르메니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와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아르메니아 종교는 아르메니아정교회로 통칭되는 ‘아르메니아 사도교회’가 97% 정도를 차지한다. 오순절 교단 등 개신교는 1%에 불과하다. 아르메니아정교회는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에서 아르메니아정교회 수장인 카레킨 2세 총대주교가 개막설교를 맡아 주목받았다.

아르메니아정교회는 대통령제인 아르메니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부는 주요 정책을 입안할 때 정교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 개신교를 포함, 다른 종단 및 종파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색채가 강하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외국인 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예레반(아르메니아)=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