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안철수의 남자’를 택했다

입력 2014-06-05 04:21
광주 민심은 4일 시장선거에서 ‘안철수의 남자’로 불린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당선자의 손을 번쩍 들어줬다. 당초 전임 시장이던 무소속 강운태 후보가 앞설 것이라던 언론 분석과는 달리 광주 유권자들은 윤 당선자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사실상 윤 당선자 뒤에 있는 안철수 공동대표를 재신임해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결과 윤 당선자는 55%를 넘는 지지를 얻어 강 후보를 20% 포인트 이상 크게 따돌렸다. 윤 당선자는 그동안 의사라는 본업보다 다양한 시민운동 참여로 더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광주의 박원순’이라고도 불린다.

1949년 4월 광주 출생인 윤 당선자는 광주서중과 살레시오고를 거쳐 조선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1983년부터 현재까지 안과의사로 일해 왔다. 동시에 한국YMCA 전국연맹 이사장 등 시민사회운동 분야에서 굵직한 역할을 맡아 오면서 전국 재야단체에서 ‘시민운동의 대부’로 불리기도 했다. 다만 자신을 드러내거나 과장하지 않는 성격 탓에 이번 선거 전까지 광주시민에게는 다소 낯선 인물이기도 했다.

인권운동가로 유명한 윤 당선자는 광주인권상 심사위원장,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활동을 했다. 현재 아시아인권위원회 이사를 맡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달 윤 당선자를 광주의 정신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이라며 전략공천했다. 윤 당선자가 전략공천되면서 새정치연합 광주시장 경선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압도적인 개표 결과와는 달리, 윤 당선자는 선거전 내내 고전했다. 강 후보와 이용섭 후보 등 지명도가 훨씬 앞선 후보들 대신 안 대표 측 인사인 윤 당선자를 전격적으로 전략공천하면서 후폭풍이 거셌다. 안 대표는 선거 전 내내 광주를 수차례 방문하면서 윤 당선자 지지를 호소했다.

윤 당선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역사의 고비마다 광주시민들은 위대한 결단을 해주셨고 역사적으로 볼 때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 토박이’인 윤 당선자는 5·18기념재단 창립이사를 역임하는 등 ‘5·18광주 정신’을 되살리는 운동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와 아름다운재단 공동대표를 맡으며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광주·전남 남북교류협력협의회, 광주·전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광주·전남 6·15공동준비위원회 등의 단체에서 상임대표로 활동해 왔다.

윤 당선자는 부인 손화정씨와의 사이에 3녀1남을 두었고, 14년째 91세 부친과 94세 장모를 한 집에서 봉양하고 있다.

임성수 최승욱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