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 후보들이 압승을 거뒀다. 서울시 교육감에는 진보진영 단일 후보인 조희연 후보가 보수진영 후보인 문용린 현 교육감을 제압했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지켰던 고승덕 후보는 선거 막판 불거진 딸의 페이스북 글에 치명타를 입고 결국 고배를 마셨다.
경기는 노무현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후보가 '반(反)전교조' 기치를 내건 조전혁 후보를 눌렀다. 성공회대 설립 당시 초대 학장(이재정)과 사회과학부 교수(조희연)로 동고동락하며 학교를 일궜던 두 사람이 나란히 경기와 서울의 교육 수장에 오르게 됐다. 향후 교육계의 '성공회 학파'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11곳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던 진보 후보들은 개표 과정에서도 강세를 이어갔다. 전남(장만채) 전북(김승환) 광주(장휘국)에선 진보 성향인 현 교육감의 재선이 확실하고, 강원 역시 진보 성향인 민병희 현 교육감의 재선이 유력시된다.
충북도 진보 김병우 후보의 당선이 확정적이고 인천(이청연) 세종(최교진) 제주(이석문) 등에서도 진보 후보들이 개표 과정 내내 선두를 유지했다.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영남 일부 지역에서 진보 교육감 후보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부산에서는 진보진영 단일 후보인 김석준 후보가 보수 성향인 임혜경 박맹언 후보에 멀찌감치 앞선 1위를 달렸고, 경남도 진보 단일 후보 박종훈 후보가 보수 단일 후보 고영진 현 교육감을 앞서 나갔다. 울산에서도 진보진영의 정찬모 후보가 보수진영의 김복만 후보에 맞서 선전했다.
충남에선 진보·보수 후보가 개표함이 새로 열릴 때마다 순위가 바뀌는 등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벌였다. 반면 대구(우동기)와 경북(이영우)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고, 대전(설동호)에서도 보수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교육감 ‘진보 천하’
입력 2014-06-05 03:35 수정 2014-06-05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