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6·4지방선거에서는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래 사상 최대의 접전이 벌어졌다. 5일 새벽까지 광역단체장 선거 당선자가 확정되지 못한 지역이 속출했다. 곳곳에서 대혼전이 빚어지자 지방선거 결과에 관심이 많은 국민들은 TV 개표방송을 뜬눈으로 지켜봤다.
◇살얼음판 승부 지역 속출=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의 특징 중 하나로 초접전 지역이 너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예상은 거의 들어맞았다.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는 4일 공동 출구조사 결과 부산 인천 대전 경기 강원 충북 충남 7개 지역을 접전지역으로 지목했다. 당초 여야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직전까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8개 지역을 초박빙 지역으로 분류했다. 이를 방송 3사의 출구조사와 비교해 보면 광주와 세종이 접전지역에서 빠지고 충남이 추가된 차이밖에 없었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되면서 초박빙 지역의 우열이 서서히 판가름 났다. 광주 대전 세종 충남 4개 지역은 우위가 드러나며 접전지역에서 제외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확고한 지지기반 광주에서 승리를 거뒀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안철수 공동대표 측 인사인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야야 간 박빙 대결이 예상됐던 광주에서는 의외로 싱거운 승부가 연출됐다.
충남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후보가 선거 전 예상대로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에게 여유 있는 우위를 보였다. 대전과 세종에서도 새정치연합 권선택·이춘희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들을 치고 나갔다.
◇끝까지 손에 땀을 쥔 5개 시·도=부산 인천 경기 강원 충북은 새벽까지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이 전개됐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렇게 많은 지역이 개표 중후반까지 박빙을 이어간 것은 이번 선거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산 단원고가 위치한 경기도는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여권의 '정권 수호론'과 야권의 '정권 심판론'의 전장이었다.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혈투를 계속했다. 여야 모두 지방선거 이후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기 승리에 목을 매는 분위기였다.
인천도 마찬가지였다. 인천시장 선거의 경우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0.3% 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투표함을 열어 본 뒤에도 접전양상은 변하지 않았다. 유 후보와 송 후보도 엎치락뒤치락 명승부를 연출했다.
새누리당의 아성 부산에서는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계속 앞서 갔으나 무소속 오거돈 후보도 지치지 않고 맹추격했다.
영호남에 속해 있지 않은 충북과 강원 역시 승패를 예측하기 힘든 반집 싸움을 벌였다. 충북과 강원은 밤 12시를 전후해서는 1등이 뒤바뀌는 등 숨가쁜 레이스를 펼쳤다. 이들 지역은 한국판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표심이 고정되지 않은 부동층 지역)라는 평가처럼 끝까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충북과 강원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아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 역할은 변함이 없었다.
충북에서는 새정치연합 이시종 후보가 앞서가면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가 맹추격하는 양상이 계속됐다. 고향(충주)도 같고 청주고 동기동창인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충북도지사 자리를 놓고 양보 없는 혈전을 펼쳤다.
강원도에서는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가 새정치연합 최문순 후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싸움을 이어갔다. 특히 강원도는 최흥집 후보가 영동인 강릉, 최문순 후보가 영서인 춘천이 각각 고향이라 어느 지역의 개표함을 여느냐에 따라 표차가 들쑥날쑥했다.
여야는 새벽까지 TV에서 떠나지 못하며 경기 인천 충북 강원의 개표 결과가 실시간 나올 때마다 기쁨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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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5 0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