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세월호 선거’… 與野 초유의 대접전

입력 2014-06-05 04:18 수정 2014-06-05 17:06
야당이 서울 수성(守城)에 성공했다. 하지만 '세월호 민심'은 여야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4일 실시된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의 전체 승패는 1∼4% 포인트 차이의 초방빅 접전이 진행 중인 부산 인천 대전 경기 강원 충북 등 5곳의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에 따라 갈리게 됐다.

새누리당은 대구 울산 경북 경남 제주 등 5곳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 광주 세종 충남 전북 전남 등 6곳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여야 각자의 '표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팽팽한 대결 구도를 형성한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청와대와 여권은 물론 야당 내부에서도 후폭풍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오전 1시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집계 결과 새정치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56.87%의 득표율(개표율 19.16%)을 기록,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14.56% 포인트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이 확실한 상태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개표율 31.61%인 상태에서 2.95% 포인트 차이로 무소속 오거돈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겨우 앞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반면 '세월호 민심'의 향배를 확인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는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득표율 51.36%)와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득표율 48.63%)가 개표율 20.07%인 상황에서 박빙 승부를 지속하고 있다. 인천시장 선거 역시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와 새정치연합 송영길 후보가 개표율 24.56%인 상황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승패를 알 수 없는 혼전상태다.

새정치연합 소속인 최문순 현 도지사와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가 맞붙은 강원도지사 선거, 이시종 현 도지사(새정치연합)와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가 접전을 벌인 충북도지사 선거는 새벽까지 피말리는 개표 과정이 이어졌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밀었던 새정치연합 윤장현 후보와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한 무소속 강운태 후보가 맞붙은 광주시장 선거에서는 윤 후보가 57.57%로 24.75% 포인트 차이의 여유 있는 승리가 확실해졌다. 친노(친노무현) '386세대'의 대표격인 안희정 현 충남도지사(새정치연합)도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를 제치고 재선 성공이 유력해졌다. 이에 따라 안 지사는 단숨에 야권 유력 대권주자로 도약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에 따른 민심 악화에도 불구하고 광역단체장 자리 중 상당수를 방어하게 됐다. 개표 초반 앞서나갔던 부산시장 선거 향배는 갈수록 혼전으로 치달았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선거 전체 승패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수도권에서 약진을 기대했으나 여당 후보와 초박빙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월 구 민주당과의 합당 이후 당내 입지가 불안했던 안 대표는 윤 광주시장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짐에 따라 겨우 위기를 면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56.8%로 잠정 집계돼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투표율(54.5%)보다 2.3% 포인트 높았다. 1998년 지방선거 이후 16년 만의 최고 투표율이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