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는 사전투표의 위력이 크긴 했지만 기대만큼 높은 투표율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투표율은 오전 내내 2010년 지방선거에 비해 낮았다가 사전투표를 합산한 후부터 앞서기 시작해 1995년 (68.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56.8%(잠정)를 기록했다. 반면 관심을 모았던 경합지역 투표율이 오히려 전국 평균을 밑돈 경우도 많았다.
오전 7시에 공개된 첫 투표율은 2.7%로 최근 치러진 선거와 비교할 때 낮은 편이었다. 같은 시간대를 기준으로 할 때 2010년 지방선거(3.3%), 18대 대선(2.8%)보다 낮았다. 정오 기준 투표율은 23.3%로 직전 대선·총선·지방선거에 모두 뒤졌다.
시간대별 투표율이 급등한 건 사전투표자 수가 합산된 오후 1시부터였다. 오후 1시 투표율이 정오보다 15.4% 포인트나 급상승했다. 직전 선거에서도 오후 1시부터 부재자 수 등이 합산됐지만 규모에서 차이가 컸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부재자 수는 93만여명이었지만 이번에는 사전투표자 수가 474만여명으로 5배가 넘었다. 사전투표자 수 합산으로 오후 1시 투표율은 2010년 지방선거 동시간대 투표율(34.1%)을 넘긴 것은 물론이고 오후 2시 투표율(38.3%)보다도 높았다.
하지만 선거 초반 기대를 모았던 투표율 60%의 벽은 넘지 못했다. 수도권을 비롯해 일부 경합 지역의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밑돈 데다 사전투표를 통해 투표가 분산되면서 오후 들어 뒷심이 달린 영향이 컸다. 경합지역인 경기와 인천의 투표율은 각각 53.3%, 53.7%로 전국 투표율보다 낮았다. 또 다른 경합지역인 부산·대구도 각각 55.6%와 52.3%의 투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대구는 2010년 지방선거에 이어 투표율이 가장 저조했다.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전남은 65.6%였다.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지 않았던 서울 지역은 이번에는 58.6%로 전국 투표율을 넘어섰다.
사전투표 영향으로 2010년 지방선거와의 투표율 격차도 오후 들어 갈수록 좁혀졌다. 오후 1시 4.6% 포인트까지 벌어졌던 투표율 격차는 오후 2시(4.2% 포인트), 오후 3시(3.7% 포인트), 오후 4시(3.1% 포인트), 오후 5시(2.9% 포인트), 오후 6시(2.3% 포인트)를 거치면서 줄었다. 휴대전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투표 독려 메시지가 퍼지면서 오후 들어 유권자 수가 크게 늘었던 2010년과 상이한 흐름이다. 사전투표에 대한 열기로 본투표 당일도 높은 투표 열기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많았지만 정작 본투표 참가자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로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위축되며 '조용한 선거'가 진행됐고, 정책면에서도 2010년 4대강·무상급식과 같은 큰 이슈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가 5% 정도의 투표율 제고 효과를 가져왔다고 자체 분석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6·4 국민의 선택] 사전투표 열기에도… ‘魔의 벽’ 60% 못넘어
입력 2014-06-05 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