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영은(29·여)씨는 주로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모바일 메신저로 친구, 가족 등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언젠가부터 잘 모르는 사람과도 사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개방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꺼리게 됐다. 대신 모바일 메신저 주소록에 있는 사람과 소식을 나눌 수 있는 폐쇄형 SNS를 사용한다. 주소록에 있는 회사 동기, 고등학교 동창 등과 온라인 공간도 만들었다. 최근에는 한 모바일 메신저 업체가 만든 게임에 재미를 느끼면서 해당 업체의 커뮤니티 서비스에 가입해 같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의 서비스 출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면 사용자를 새로 끌어모을 수 있고, 기존 사용자들의 브랜드 충성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는 카카오톡 연락처에 있는 친구들끼리 소식을 공유할 수 있는 폐쇄형 SNS ‘카카오스토리’를 만들어 페이스북, 트위터 등 개방형 SNS에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들을 흡수했다. ‘카카오그룹’은 기존의 카페와 같이 특정 기준의 인맥이나 같은 목적을 가진 지인들을 한 공간에 모아 의사소통할 수 있게 만들었다. 네이버 ‘라인’도 초기에는 1대 1 소통을 하던 메신저일 뿐이었다. 하지만 네이버가 ‘밴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메신저 목록에 있는 사람들끼리 그룹을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이들 업체는 최근 게임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을 시작했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새로운 사용자층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 4월 ‘밴드 게임’을 출시하면서 이와 연계해 20개의 ‘팬밴드’를 만들었다. 기존의 밴드 안에 만들어진 카테고리다. 같은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게임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한 팁을 공유하기도 하고, 이미 만들어 놓은 밴드 간 게임 점수 경쟁도 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에 맞서 2일 카카오게임 사용자들을 위한 ‘팬그룹’을 열었다. 팬밴드와 마찬가지로 같은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이 모여 게임 정보와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4일 “어렵고 복잡한 온라인 게임일수록 커뮤니케이션 그룹이 활성화돼 있다”며 “기존에는 게임 이용자들이 별도의 공간에 커뮤니티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게임과 커뮤니티를 모두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안으로 가져와 재미와 편의성을 함께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기획] 네이버 팬밴드 對 카카오 팬그룹 ‘게임 커뮤니티’ 격돌
입력 2014-06-05 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