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기독교의 과제는 능동적 변화와 치열한 자성”

입력 2014-06-05 02:18 수정 2014-06-05 02:44
크레이그 반스 프린스턴신대원 총장이 3일 서울 광진구 장신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기독교의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말하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세계적인 신학 명문인 프린스턴신학대학원 크레이그 반스 총장은 3일 ‘능동적 변화’와 ‘치열한 자성’을 우리 시대의 기독교 과제로 제시했다. 서울 광진구 광장로 장로회신학대에서 만난 반스 총장은 “현재 미국과 여러 나라의 신학교는 경제 불황과 교육 고착화 등의 원인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레 크리스천 리더십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상황에서 자국의 신학만을 고집하고,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결국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스 총장은 “과거 미국은 세계 각국에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신학과 예전 등 기독교 전반을 주도했지만 현재는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복음을 기반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며 “프린스턴신대원은 그 나라들의 대학 및 교회와 협력관계를 맺고, 신학과 선교정책을 공유하며 교육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반스 총장은 “방한 기간 동안 연세대 연합신대원과 장신대 신대원을 방문해 상호 교환학생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합의했다”면서 “서울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영락교회(이철신 목사) 등과도 협력해 프린스턴신대원생들이 한국교회의 목회현장을 실습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과정이 위기 타계를 위해 선택한 변화”라고 덧붙였다.

반스 총장은 오늘날 빈번한 교회의 분열과 갈등, 목회자들의 부적절한 처사에 대해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예수님이 계셨을 때 제자들 사이에서도, 초대교회에서도 더 강한 권력과 더 많은 물질을 차지하기 위해 구성원 간에 갈등이 있었다”며 “이 땅에 교회가 시작할 때부터 지속된 현상이지만 우리는 이를 간과해왔으며 반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애도를 표하며 한국 국민에게 심심한 위로의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지난 1일 명성교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회복과 위로를 위한 한국교회연합기도회에도 참석했으며 2일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반스 총장은 “예수께서는 친히 고통과 아픔과 괴로움을 경험하셨고, 고통 당하는 이들과 함께하시면서 사랑으로 둘러싸고 지키신다”며 “무엇보다 크리스천들은 고린도전서 12장 26절에 나온 대로 고통을 당하는 지체를 외면치 말고 함께 아파하며 위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프린스턴신대원은 1812년 미국장로교총회(PCUSA)가 설립한 학교로 아이비리그 명문인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신학 파트가 분리되면서 세워졌다. 고(故) 한경직 목사와 조선신학교(한신대 전신)를 창립한 김재준 목사, 초기 기독교의 이론적 토대를 닦은 송창근 목사 등이 주요 졸업생이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