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일인 4일 오전 청와대 인근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박 대통령은 오전 9시쯤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서울농학교 강당의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에 들어가 등재번호를 확인한 뒤 서명했다. 이어 기표소 4개 중 맨 앞쪽에 있는 기표소에서 기표한 뒤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었다.
두 번째 투표까지 마친 박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 없이 퇴장하면서 투표 참관인들과 한 명씩 차례로 악수하면서 인사했다. 그러나 맨 마지막에 앉아 있던 한 남성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박 대통령의 악수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 남성은 박 대통령이 무언가를 묻자 “참관인입니다”라고만 짧게 대답했다. 이 참관인은 노동당 종로·중구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김한울씨였다. 김씨는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서 박 대통령에게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자’ 등 막말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현직 대통령이 투표 참관인에게 악수를 거부당한 것은 2012년 18대 대선 때에도 있었다. 한 투표 참관인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악수를 거부했고,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그냥 악수 거부한 것만으로도 메시지 전달은 확실했으리라 생각한다”고 썼다.
헌법기관장들은 오전에 투표를 모두 마쳤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부인 김남희씨와 함께 지역구인 부산 중구 영주로 동아아파트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며 “국민이 양심에 따라 투표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바라고 그런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한남초등학교 내 투표소에서 부인 김선경씨와 함께 투표했다. 그러면서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서울 종로구 삼청로 삼청동주민센터 투표소에서 부인 윤복자씨와 함께 투표를 마쳤다. 박 헌재소장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이번에 당선되는 지역 대표들이 이런 부분을 앞장서서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세종시 총리공관 인근의 다솜로 연세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최옥자씨와 함께 투표했다. 정 총리는 지난해 임명 뒤 주소지를 옮긴 이후 세종시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그는 “유권자들께서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해 최고투표율과 최고의 공명선거가 되는 날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부인 송순희씨와 함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수지로 용인매봉초등학교 내 투표소를 찾았다. 이 위원장은 투표를 마친 뒤 “유권자 여러분들의 한 표 한 표가 지역공동체와 나라의 소중한 일에 보람 있게 쓰일 수 있도록 투표에 꼭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도 오전 8시쯤 서울 논현동 사저 인근의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이 전 대통령은 기표용지를 받기 전 신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신분증 대신 신용카드를 내밀어 주변에서 큰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투표를 마친 뒤 시민, 사무원 등과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투표장을 떠났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앞서 사전투표를 했고 김영삼, 노태우 전 대통령은 와병 중이어서 투표소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택 최승욱 기자 ptyx@kmib.co.kr
[6·4 국민의 선택] 박 대통령, 취임 후 첫 투표… 참관인들과 악수하며 격려
입력 2014-06-05 04:18 수정 2014-06-05 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