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과 동등한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인가.
중국 공산당 이론지 구시(求是)는 6월호 논평을 통해 시 주석을 공산당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라고 밝혔다. 구시는 특히 “시 주석의 사상은 당과 국가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이론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당이 시진핑을 마오쩌둥과 같은 위치에 올려놓으려고 시도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 주석은 집권한 뒤 국가안전위원회와 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를 새로 만드는 등 당·정·군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덩샤오핑(鄧小平) 이래 가장 강력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려 한다는 것이다.
구시는 이어 “시 주석은 ‘두 개의 백년’이라는 목표를 위한 위대한 강령과 행동지침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두 개의 백년 목표 가운데 첫째는 중국 공산당 창당(1921년)으로부터 백년이 되는 2021년까지 물질적인 어려움이 없는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신중국 출범(1949년) 100주년까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의미하는 ‘중국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게 두 번째 목표다.
중국사회과학원 출신 당사(黨史) 전문가인 정치평론가 장리판(章立凡)은 “시 주석이 당과 국가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이론을 제시했다고 밝힌 것은 그를 마오쩌둥과 동일한 지위에 올려놓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구시는 또 “시 주석은 2012년 11월 열린 18차 당 대회 이후 당과 국가의 발전을 위한 일련의 연설에서 ‘새로운 사상, 관점, 결론’을 보여주었다”면서 “그의 연설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및 마오쩌둥 사상과 중국특색사회주의의 최신 이론을 견지하고 발전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콩 시립대 리시건 교수는 “당 간부들에게 사회주의 가치관을 고취시키기 위한 새로운 이념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시진핑의 영향력 강화를 겨냥한 측면도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실제로 구시는 “당은 곧 시진핑 사상 학습을 위한 새로운 이념 캠페인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당 중앙은 이 캠페인을 아주 중요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에는 시 주석이 2012년 이래 공식 석상에서 행한 연설 가운데 발췌한 274가지 발언을 담은 어록집이 출간되기도 했다. 어록집은 당원들의 내부 학습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시진핑, 마오쩌둥 반열에 오른다?
입력 2014-06-05 02:03 수정 2014-06-05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