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서북부에서 임자를 못 만나는 공동주택용지가 늘고 있는 반면 청약 열기가 뜨거운 수도권 남부와 지방 대도시는 택지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택지 분양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모양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3일 매각한 경기 고양의 향동 보금자리주택지구 공동주택용지(60∼85㎡) 3개 필지 중 B-1 블록이 미분양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B-1 블록은 셋 중 규모가 가장 큰 단지다. B-2 블록과 B-3 블록은 각각 62대 1, 50대 1의 경쟁률로 분양 신청을 마감했다. 서울 은평 공영차고지에 인접해 있는 향동지구는 서울이나 마찬가지여서 모든 구역이 팔릴 것으로 기대됐으나 예상이 빗나갔다.
지난달 28∼30일 분양한 파주 운정지구 공동주택용지 2개 블록도 사겠다는 건설사가 없어 벌판으로 남았다. 운정지구 공동주택용지 중 마지막 물량이었다.
이번 미분양은 LH가 땅값을 낮춰 내놨다는 점에서 더 굴욕적이다. A32 블록은 3.3㎡당 571만원, A25 블록은 671만원에 나왔다. 지난 4월까지 3.3㎡당 713만원을 받은 땅이다. 땅값이 싸진 건 감정가로 팔 수 있도록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원래 민간 건설사에 분양하는 전용면적 60∼85㎡ 토지는 조성원가에 10%를 더 얹은 가격에 팔아야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남 미사 등 인기 택지지구에서도 청약 미달이 발생하면서 건설사들이 막대한 토지대금을 쏟아붓기를 망설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과 달리 수도권 남부와 지방 대도시 택지 분양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경기 화성 동탄2지구 임대와 중대형 아파트 분양 용지는 각각 51대 1과 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에선 광주 수완지구 연립주택 용지가 127대 1, 제주 서귀포 사정지구 공동주택용지가 228대 1의 경쟁률로 팔렸다.
서울 송파구를 낀 위례신도시의 주택 청약 열기는 인근 상가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분양한 상업시설 ‘송파 와이즈 더샵’은 선착순 청약에서 10대 1의 경쟁률을 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 측은 “위례1·2차 아이파크 애비뉴 상가는 분양가에 5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까지 붙었다”며 “문정지구에 잇달아 분양되는 지식산업센터도 높은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수도권 부동산 극과 극
입력 2014-06-05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