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는 4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방송 3사 출구조사를 보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 2층 선거상황실에 모였다. 출구조사에서 '서울 패배, 인천·경기 초박빙'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아…" 하는 짧은 탄식도 흘러나왔다.
특히 수도권에서 수성을 기대했던 경기도지사마저 근소한 차이나마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충격에 휩싸였다. 이완구 비대위원장 겸 공동선대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TV 화면만 뚫어져라 응시했다. 윤상현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따금 고개를 떨궜다. '새누리당 5곳 우세'라는 발표에도 고개만 끄덕일 뿐 큰 환호는 없었다. 다만 경합이었던 부산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백중 열세로 분류했던 충남·북에서 격차를 줄이자 잠시 안도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지도부는 떠났지만 당직자들은 박빙지역에서의 승리를 기대하며 TV 화면에서 새벽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워낙 충격이 커서 국민이 마음을 모두 열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적폐를 고치는 데 집권 여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그동안 출구 조사 결과가 틀렸던 적이 많은 만큼 끝까지 개표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면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반면 일부 당직자들은 당장 다음 달 30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물론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적인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투표 마감시간 전까지 지지층 결집에 온 힘을 쏟았다. 이 비대위원장은 당사에서 투표 독려 호소문을 발표하고 "대한민국은 쌓인 적폐를 털어내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민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의 투표는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한 값진 투자"라면서 "국민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투표장으로 행하는 발걸음 자체가 그 출발점"이라고 거듭 투표를 당부했다. 김세연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 달라"고 호소했다.
당직자들은 하루 종일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시간대별·지역별 투표율을 지난 선거와 비교하면서 판세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 오후 1시 사전투표가 반영돼 투표율이 38.7%로 껑충 뛰어오르자 상황실이 잠시 술렁였다. 한 당직자는 투표율과 관련해 "유불리를 따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젊은층의 결집인지, 숨어 있는 보수층의 결집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특별한 일정 없이 차분하게 개표 결과를 기다렸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정몽준 후보는 캠프 사무실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다 20분 만에 자리를 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6·4 국민의 선택-새누리당] 피말리는 접전 “휴~”
입력 2014-06-05 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