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한국 찾은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팀 “한국 관객 반응 뜨거워 큰 힘”

입력 2014-06-05 03:34
6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 뮤지컬 ‘캣츠’의 오리지널 팀이 3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무가 에마 델메니코, 수고양이 럼텀터거 역을 맡은 얼 그레고리, 여주인공 그리자벨라를 연기하는 에린 코넬. 설앤컴퍼니 제공

뮤지컬 ‘캣츠’의 오리지널 팀이 한국에 왔다. 영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디션을 거쳐 구성된 ‘캣츠’ 팀은 16일부터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에서 6년 만의 내한공연을 갖는다. 주인공 그리자벨라와 럼텀터거 역을 각각 맡은 배우 에린 코넬과 얼 그레고리, 안무가 에마 델메니코가 3일 블루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서울 공연에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프리뷰 무대에 오른 이들은 “한국 관객들의 환호와 열광이 대단했다. 자막은 보지도 않고 공연에 심취해서 감상하더라”고 소개했다. 코넬은 “영국과 호주에서는 좀 차분한 분위기였다”며 “반응이 너무 뜨거워 큰 힘이 되고 기쁨이자 영광”이라고 말했다.

1981년 영국에서 초연된 ‘캣츠’는 전 세계 30개국 300여 도시에서 7300만명이 관람한 히트작이다. 한국에서는 1994년 첫 내한공연 이후 120만명이 관람했다. ‘젤리클’ 축제를 벌이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캣츠’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주인공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Memory)’ 등 주옥같은 노래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여덟 살 때 ‘캣츠’를 보고 주인공을 꿈꿨다는 코넬은 “뮤지컬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 싶은 일종의 로망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작품이다. 안무가 워낙 격렬하고 난이도도 높아 부상이 잦은 무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어떡하나’라는 생각과 함께 겁이 났다”며 “고양이 흉내를 내는 동작을 연기로 받아들이고 나서는 쉬워졌다”고 밝혔다.

쾌활하고 바람기 다분한 고양이 럼텀터거 역을 맡은 그레고리는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연습할 때 주저앉아 바닥을 긁는다든지 혀로 핥는다든지 몸 씻는 흉내를 내기도 해요. 고양이가 보여줄 수 있는 몸짓을 많이 연습하고, 어떤 표정이 잘 어울리는지 지어보기도 합니다. 공연 중에 객석으로 다가가면 관객들이 진짜 고양이를 대하듯 쓰다듬고 심지어 먹이를 주기도 해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캣츠’가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 델메니코는 “신체를 통해 모든 줄거리를 표현하는 공연이어서 언어장벽 없이 전 세계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답했다. 코넬은 “캣츠 음악을 들을 때마다 소름이 끼친다. 작품에 수록된 음악의 힘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한국 뮤지컬 시장의 규모가 날로 성장하고 공연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2년 ‘위키드’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는 코넬은 “한국 번안 뮤지컬 ‘위키드’와 ‘고스트’를 봤는데 질적 수준이 아주 높았다”고 평가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