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삼·꿀·사과 함유… 커피, 건강식품 되다

입력 2014-06-05 02:34 수정 2014-06-05 02:44
건강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커피가 건강식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비만을 유발한다는 믹스커피를 대체하기 위해 다이어트 커피가 나온 것은 물론 인삼 등을 넣은 건강 커피까지 등장했다. 커피 제조업체들은 기능성 커피가 새로운 문을 열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기존 커피시장의 블루오션이 되리라는 기대다.

이미 커피 본가인 유럽은 물론 미국과 동남아시아에서 기능성 커피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인삼이나 항산화 성분이 들어간 커피가 팔리고 있다. 비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미국에서는 다이어트 커피가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부터 기능성 커피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포문을 연 것은 농심이다. 농심은 올해 강글리오 커피 라인업을 한층 강화해 틈새시장인 기능성 커피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농심은 지난해 홍삼 성분이 들어간 강글리오 커피에 이어 강글리오 꿀사과커피를 내놨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글리오사이드가 들어 있다. 녹용 추출물인 강글리오사이드는 그동안 프리미엄 분유나 아기용 치즈에 들어가던 성분이다. 커피에 넣기는 처음이다.

농심은 건강과 웰빙이 커피시장의 흐름을 주도한다고 본다. 이 때문에 강글리오 커피 제품군을 출시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소비자에게 기능성 커피를 알리기 위해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커피강좌를 기획해 맛과 향, 효능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도 전파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커피시장에서 건강을 고려한 커피는 거의 없다”면서 “후발주자인 만큼 기능성 커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4조1300억원으로 전년(3조6910억원)보다 11.8% 성장했다.

커피 제조업체들은 다이어트용 커피시장에도 눈독을 들인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6월 ‘씨앗 다이어트 에스카페 아메리카노맛’을 NS홈쇼핑에서 처음으로 판매했다. 1시간 동안 방송하면서 1000세트 이상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LG생활건강 멀티 화장품 브랜드숍인 ‘보떼’ 매장 500여곳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50여개 대형마트로 유통 채널을 늘렸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다이어트를 하려는 전 연령대의 소비자에게 ‘맛있는 다이어트 커피’로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올해는 전년 대비 3배 이상의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출시한 ‘베네핏 다이어트업’을 새롭게 바꿔 출시했다. 가루에서 액상 형태로 변경한 것이다. 롯데헬스원은 펫슬림카페의 연매출 목표를 20억원으로 잡았다. 이 커피에는 체지방 감소 효과를 지닌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이 들어가 있다.

커피 제조업체들은 맛에도 신경을 쓴다. 건강과 웰빙에 초점을 맞췄다고는 해도 맛이 없는 커피는 소비자에게 쉽게 외면 받기 때문이다.

강글리오 커피는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했다. 또 연속 진공건조공법을 사용해 커피의 풍미를 더욱 살렸다. 롯데헬스원은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의 맛이 쓰고 짜며 비리다는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최적의 맛 배합에 6개월을 투자하기도 했다. 사용량도 일일 권장량의 최소한도인 750㎎으로 한정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