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들이 포장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하게 제품을 보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맛과 신선도를 유지하고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쪽으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포장 기술을 선보인 제품들은 소비자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사조해표는 지난해 12월 국내 캔 제품으로는 최초로 ‘안심따개’ 방식을 적용한 ‘사조연어캔’을 출시했다. 이 따개는 기존의 강철 뚜껑으로 만든 원터치캔 대신 가볍게 벗겨내는 알루미늄 호일을 사용했다. 참치캔에 주로 쓰인 원터치캔은 손가락 베임 등 사고나 부상 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실제 지난해 소비자원이 발표한 ‘식료품캔 위해 사례’에 따르면 참치캔 사고가 전체 캔 뚜껑 사고의 80%를 차지했다.
‘안심따개’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면서 지난 2월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포장용기 우수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안심따개’는 매출로 직결됐다. ‘사조연어캔’은 지난 3월 판매량 기준 연어캔 시장 점유율 38.7%로 1위를 기록했다.
첨단 기술이 아니더라도 발상의 전환으로 생활 속 불편함을 덜어낸 포장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인 가구 증가, 김치 섭취량 감소 등 사회적 흐름을 반영해 지난해 7월 ‘프리미엄 소형 썰은 김치’를 내놓았다. 500g 미만의 소형 포장 김치다. 맛김치 시장에서 소량의 썰어놓은 김치제품 판매액이 최근 3년간 평균 10.3% 증가한 점에 착안했다.
대상 청정원의 ‘맛선생 멸치국물 내기 티백’은 멸치육수를 녹차티백처럼 티백으로 우려낼 수 있다. 육수를 우려내는 번거로움을 줄인 편리성이 강점이다. 국내산 멸치와 다시마 등이 들어 있는 피라미드 모양의 친환경 옥수수전분 티백을 끓는 물에 5분만 넣고 건져내면 깊고 진한 멸치국물이 완성된다.
바닥면의 버튼을 누르면 3분 안에 속에 든 음료나 수프가 70도까지 가열되고 약 40분 동안 보온 효과가 지속되는 ‘핫캔(Hot-Can)’도 눈길을 끌고 있다. 말레이시아 기업이 7년간 7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것으로 추운 겨울 캠핑장이나 차안에서 캔을 눌러서 흔들기만 하면 따뜻한 음료 등을 먹을 수 있다.
서윤경 기자
맛·신선도 살리고 편의성 높이고… 식품 포장 ‘끝없는 진화’
입력 2014-06-05 02:30 수정 2014-06-05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