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진 목사의 시편] 언론은 신이 아니다

입력 2014-06-05 02:44

언론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정진하는 것이라고 한다.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것, 꼭 알아야만 하는 것을 알리는 것이 언론이란 뜻이요, 사실에 기초한 진실과 정직만을 보도하는 것이 언론이 가져야 할 기본 태도라는 의미다. 알 권리를 핑계로 알리지 말아야 할 것을 알리거나 내가 기분 나쁘다거나 외압이 있다 하여 알려야 할 일을 피해서는 안 된다. 언론의 독립성도 중요하지만 공공성을 기억해 국민의 알 권리마저 앗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알고 싶지도 않은 것, 알아도 덕이 되지 못하는 것, 앎으로 피해를 받거나 손해를 보거나 다른 이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을 기사화한 적은 없는가. 때로는 기자들이 알리고 싶은 것만 알리는 것은 아닌가. 당연한 말이지만 기자 또는 언론사의 편집 방향이나 성향에 따라 기사를 쓰고 보도하고 방송하는 것은 아닌가.

때때로 언론보도나 방송 후에 독자·시청자와 언론사·기자 사이에 시비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 사건 당사자 입장에서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요, 잘못된 내용을 알렸기 때문이요, 이해관계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요, 그 기사나 보도로 직간접적으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당하였기 때문이요, 가치관과 생각의 차이 때문이요, 오보 때문이요, 그 외에도 많은 이유와 원인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공익을 위해 일부 사람들에게는 치부요, 부끄러움이요, 알리고 싶지 않은 일도 알려지는 경우가 있다.

언론 방송에 대해 불편해 하는 일이 바로 이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어디까지 알리고, 어떤 범위까지 알리고, 무엇을 알리고, 무엇을 알리지 말아야 할까.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는 기사, 역사의 심판대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 기사를 작성하고 보도해야 하지 않을까. 언론의 주인은 국민이다. 바른 생각과 정신을 갖지 못한 지도력, 한 사람이 주인 행세를 하는 것을 우리는 독재라고 하듯이 언론 역시 한 사람의 뜻만을 일방적으로 전한다면 독재의 시녀로 전락하고 만다. 따라서 공평하고 공명정대한 기사를 보도하며 싣는다는 것은 언론의 생명과도 같다.

오보 없는 속보가 참으로 가능할까. 항상 정확하고 공정하고 거짓 없는 속보면 얼마나 좋을까. 신이 아닌 이상 지구촌 어디에도 그런 기자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며 언론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것이 오보일 것이다. 인간의 한계성, 나약성, 제한성, 편중성 까닭에 오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오보 없는 속보는 없으니 오보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며, 그 오보로 말미암아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지만 고의적인 것이 아니면 이해하고 용납해야 되지 않을까. 그것이 때로는 치명적인 것일지라도 정상을 참작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정중하게 사과하면 용납하는 분위기가 성숙한 사회가 아닐까. 언론은 신이 아니다.

<수원중앙침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