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에 걸리고 손목 부러지고… 나이지리아 피랍 여학생들 석방 호소

입력 2014-06-05 02:17 수정 2014-06-05 02:44
나이지리아 여학생 200여명이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된 지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정부의 무력한 대응 속에 피랍 소녀 일부가 병에 걸리거나 손목이 부러져 치료가 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정부가 비밀리에 고용해 보코하람과 협상 중인 호주 출신 스테판 데이비스 신부는 “피랍 소녀들 가운데 한 명이 병이 나 그를 데리고 있는 보코하람 지휘관이 그가 치료받을 수 있도록 내부에서 설득 중이며 풀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신부는 “몸이 좋지 않은 여학생들이 더 있어 석방을 놓고 의견 접근이 돼 가고 있지만 보코하람 측은 자신들이 체포되는 함정에 빠지지 않을까 계속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비스 신부는 많은 여학생들이 카메룬 차드 니제르와의 국경에서 야영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일간지 뱅가드는 피랍 소녀들이 조속히 풀려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호소하는 비디오가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카메라 앞에서 4명의 여학생은 나이지리아 토착어 하우사어로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 키가 큰 18세가량의 여학생은 “가족이 많이 걱정할 것이다. 내 인생에서 이런 일이 있을 줄 상상도 못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다른 소녀는 손목이 부러져 간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나이지리아 군사법정에서는 10명의 장군과 5명의 고위 장교들이 보코하람에 무기와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나이지리아 리더십신문이 보도했다. 보코하람과 협력한 군 당국이 여학생 구출에 늑장 대응한 게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