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6·4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일 접전 지역을 중심으로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한 마지막 유세에 힘을 쏟았다.
새누리당은 2012년 대선 전날 당시 박근혜 후보의 동선과 비슷한 '경부선 라인' 유세에 지도부를 총동원했다. "박근혜정부와 여당에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자세를 낮추는 동시에 통합진보당 후보들의 잇따른 사퇴를 겨냥해 "야권의 먹튀 연대"라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은 부산역광장 유세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국가 부정 세력과 사실상 연대하기 시작했는데 그 세력에 도움을 준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완구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야당이 후보직을 사퇴하면서까지 단일화를 꾀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민병두 선대위 공보단장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진보당과의 연대는 없다"고 일축했다.
윤상현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국회 기자회견을 자처해 경남·북, 제주, 울산 등 단 4곳만 우세 지역으로 꼽은 뒤 "나머지 지역은 너무나도 어렵다. 미미한 표의 이동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지층을 대상으로 막판 표 결집을 호소한 것이다.
이에 맞서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워 수도권과 경합 지역인 강원과 대전에 화력을 집중했다. 김한길 대표는 서울 인천 경기를 오가며 지지를 호소했고, 안철수 대표는 강릉에서 출발해 속초, 경기, 서울로 이어지는 순회 일정을 소화했다.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실종자 16명의 귀환을 기원하는 침묵 유세도 벌였다.
김·안 두 대표는 투표율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가만히 있으면 세월호처럼 대한민국호가 침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밤늦게 서울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앞서 김 대표는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을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에 대해,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만을 지키겠다는 새누리당의 무책임에 대해 국민은 표로 심판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대통령을 도와달라는 여당의 무책임에 단호한 결론을 내달라"고 호소했다.
여야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49재 행사 참석에서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49재를 찾았고,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야당 의원들의 인천행은 전날 진도 팽목항에서 만난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6·4 국민의 선택] 與 “한번만 더 기회를” vs 野 “세월호 책임 묻자”
입력 2014-06-04 05:04 수정 2014-06-04 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