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 살도 채 안된 여자 아이 4명이 대낮에 학교 운동장에서 성추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영등포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2010년 6월 대낮에 초등학생이 납치돼 성폭행당한 ‘김수철 사건’ 이후 4년 만이다.
가장 견고해야 할 초등학교의 안전망이 허술한 상태로 다시 뚫리면서 정부와 교육 당국이 전국 초등학교에 전직 경찰관과 학부모들로 구성된 학교지킴이를 만들어 활동해 왔지만 무색해졌다.
광주지검 목포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정진웅)는 4명의 여아를 성추행하고 휴대전화로 알몸을 찍은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선원 박모(64)씨를 지난달 13일 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4월 26일 토요일 정오쯤 영암의 한 초등학교에서 놀고 있던 A양(7)과 B양(7)에게 접근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찍는 법을 알려주고 자전거를 태워 주겠다며 구석진 곳으로 유인했다. 이어 커터 칼로 위협해 옷을 벗도록 한 뒤 성추행하고 사진을 찍었다.
박씨는 또 같은 날 동네를 배회하다 오후 4시9분쯤 같은 장소를 다시 찾아가 혼자 놀고 있던 C양(9)을 같은 방법으로 위협해 성추행했다.
C양 어머니는 울먹이며 집에 돌아온 C양을 통해 박씨의 범행을 알아낸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후 6시쯤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던 박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특수강간 등 같은 전과 2범으로 밝혀진 박씨는 앞서 4월 19일에도 이 학교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던 D양(8)을 성추행한 뒤 10분 거리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가 성추행하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학교도 ‘김수철 사건’ 이후 학교지킴이를 운영하고 있지만 박씨가 학교지킴이나 경비원이 없는 주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목포=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대낮 초등학교 운동장서 女兒 4명 성추행 당했다
입력 2014-06-04 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