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초대 ‘한국연구 석좌직’(코리아 체어)으로 임명된 캐서린 문(사진) 웨슬리대 교수는 2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지만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한·미 관계의 국제화와 민주화’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중국은 북한과의 동맹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북한을 개방으로 끌어내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는 한·미 양국이 북한의 개혁·개방을 중국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 북한을 상대로 ‘개입정책’을 구사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교수는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북한과 현재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유럽 국가 등에서 대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 45개 유럽 국가들이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고 심지어 미국의 맹방인 영국도 그중 하나라면서 대북제재 등으로 인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은 일각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탈북자 문제를 연구해온 문 교수는 “북한에서 나온 수천 명의 탈북자와 난민들이 38선 이남에서 합법적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이 ‘새로운 한국인’들이 어떤 국민적 정체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라며 “지금 당장은 탈북자 대부분이 보수적으로 투표하고 북한 정권에 반대하고 있지만 이게 지속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탈북자들이 향후 미국과 한·미동맹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며, 혹시 통일이나 북한과의 대화를 부적절한 것으로 보지는 않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탈북자들이 한국의 민주주의와 한·미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한·미, 중국 통한 북한 문제 해결 효과 없어”
입력 2014-06-04 02:59 수정 2014-06-04 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