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의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가 154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일 재벌닷컴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상위 10대 재벌그룹의 내부거래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10대 재벌그룹의 내부거래액은 154조2022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151조2961억원보다 1.92%(2조9061억원)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다.
10대 재벌그룹의 내부거래액은 2010년 117조9770억원에서 2011년 152조5630억원으로 불어났다가 정부의 경제민주화 등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2012년 151조2961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내부거래 비율도 2010년 13.61%에서 2011년 15.25%로 급상승했다가 2012년 14.08%로 떨어졌으나 지난해 다시 14.36%로 높아졌다.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는 SK와 LG, 롯데, 포스코, 한진 등 5개 그룹에서 증가했다. 반면 삼성, 현대차, 현대중공업, GS, 한화 등 5개 그룹은 줄어들어 대조됐다.
한편 대기업 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는 지난해 49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고 전년과 비교 가능한 37개 그룹 1171개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5개(9%)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2012년의 규제 대상 117개와 비교해 12개(10%) 줄어든 수치다.
삼성에버랜드 등 사업부문 조정에 따른 실적이 2013년도 공시에 반영되지 않은 곳까지 포함하면 실제 공정위의 규제망을 벗어난 회사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발효된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대기업 그룹이 대주주 일가 지분을 줄이거나 사업조정 등의 방법으로 일감 규제(위법행위 조사 및 제재) 대상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규제 대상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그룹 중 대주주 일가 지분이 상장 30%(비상장 20%)를 초과하는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규제 비웃듯… 10대그룹 일감 몰아주기 사상최대
입력 2014-06-04 02:59 수정 2014-06-04 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