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장거리 버스를 타고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모든 승객은 반드시 신분증을 소지해야 한다. 베이징 시내 각 버스 정거장에서 일일이 신분증 검사를 하기 때문이다.
신경보(新京報)는 3일 베이징시 공안국이 이러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차를 탈 때는 이미 실명제가 시행돼 왔으나 장거리 버스의 경우에도 이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천안문 사태 25주년을 앞두고 ‘불순분자’의 베이징 진입을 막아 테러 가능성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시 공안국 공공버스총대의 한 직원은 “우리가 휴대하고 다니는 전자기계에 신분증을 한 번 대기만 하면 승객의 인적사항을 모두 알 수 있다”며 “만약 의심이 가는 사람이 있으면 상급기관에 즉시 확인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파(政法)대학 국제교육학원은 6·4천안문 사태에 즈음해 외국인 학생들로 하여금 3∼4일 이틀 동안 베이징을 떠나 참관학습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이 학교는 공고를 통해 ‘무료 학습단’에 필수적으로 참가하라고 밝혔다.
천안문 사태 당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베이징 지하철 1호선 무시디역의 경우 ‘3일 오후 5시부터 별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출입구 두 곳이 폐쇄됐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지하철이 관리하는 베이징 지하철 4호선 역에 내걸린 시(詩) 가운데 하나가 천안문 사태 당시 ‘탱크 진압’을 풍자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안개(霧)’라는 제목의 시는 “한바탕 안개 가운데 견고한 탱크 한 대가 나타났다”는 표현을 담고 있다. 이 시의 작가 아루(阿魯)는 “이 시가 베이징 지하철역에 등장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명보에 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천안문 사태 25주년] 베이징 철통 경비
입력 2014-06-04 02:29 수정 2014-06-04 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