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후보의 딸은 아빠와 찍은 사진의 상반신을 지운 사진을 다시 페이스북에 올렸고, 고 후보와 2004년 재혼한 부인은 고 후보를 옹호하는 글을 띄웠다.
고 후보가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회견을 가진 뒤 고 후보의 장녀 희경(27)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의 대문사진을 바꿨다. 최근 자신이 공개했던 고 후보와 함께 찍은 어린 시절 사진에서 상반신을 잘라낸 것이었다. 바뀐 사진에선 고 후보와 희경씨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희경씨는 “(고 후보가) 자기 자녀들의 교육 문제에 관심 없었다는 것을 아셔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글을 썼다”면서 “유권자들께 좀 더 자세히 알려드릴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고 제 얘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를 단순히 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결과가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바란다”라며 글을 맺었다.
이 글이 올라오자 이번엔 고씨의 부인 이무경(47)씨가 나섰다. 이씨는 고릴라 모양의 로봇 인형과 색종이로 접은 듯한 카네이션 등이 놓인 고 후보 책상 사진을 2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씨는 희경씨에게 “아버지는 두 아이의 어렸을 적 물건들을 옆에 두고 보면서 잊지 않고 늘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점을 알아 달라”고 전했다. 고 후보는 ‘아이를 버린 비정한 아버지’가 아니라 ‘아이를 그리워한 아버지’라는 해명이었다.
이씨는 “남편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딸을 너무나 사랑했던 것 같다”며 “아기를 보면 쭉쭉 물고 빤다는 얘기가 딱 어울릴 정도로 아이를 예뻐하는 남편이 자신의 딸을 얼마나 예뻐했을지 상상이 간다”고도 했다.
이씨는 자녀를 잃은 슬픔이 고 후보가 청소년 활동에 관심을 가진 계기라고 전했다. 이씨는 “남편은 청소년 관련 책을 내면서 여러 학교에서 강의할 기회가 생기자 시간을 쪼개 청소년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며 “아이를 보낸 상처를 그렇게 푸는가 보다 짐작하고 도왔다”고 밝혔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아이들 물건, 지금도 남편 책상 위에 있는데…”
입력 2014-06-03 03:35 수정 2014-06-03 0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