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 잇단 신설·증편… 해외 노선 무더기로 열린다

입력 2014-06-03 03:35 수정 2014-06-03 04:32
해외로 가는 하늘길이 넓어진다. 항공사들은 활로 구축을 위해 새 노선을 열거나 기존 노선 운항 횟수를 늘리고 있다. 최근 마무리된 한국·중국 간 신규 노선 배분과 인기리에 방영된 ‘꽃보다 할배’도 기폭제가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8일 국내 최초로 인천∼이탈리아 베네치아 직항 노선을 신설하고 오는 9월 12일까지 매주 2차례 전세기를 띄운다고 2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달 13일 신규 취항해 이달 20일까지 운항하는 인천∼스페인 바르셀로나 직항 노선도 국내에선 유일하다. 이들 노선은 한시적으로 운항되지만 반응이 좋으면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게 항공사 측 얘기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꽃보다 할배’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향으로 유럽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신규 취항은 이에 부응하고 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전반적으로 올해 신규 취항과 노선 증편 움직임이 지난해보다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주춤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나아졌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초 인천과 미국 휴스턴 간 노선을 신규 취항하고 기존 유럽 노선 등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인천∼암스테르담과 인천∼이스탄불 노선을 주 1회씩 늘렸고, 이달부터는 인천∼오스트리아 비엔나 노선과 인천∼스위스 취리히 노선을 분리해 주 3회씩 운항한다.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도 증편한다.

외국 항공사도 적극적이다. 카타르항공은 올해 들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샤르자와 두바이월드센트럴, 사우디아라비아 호푸프, 사이프러스 라르나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등 이색 노선을 신설했다. 한국에서는 도하 공항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미국 델타항공은 3일부터 인천공항과 미국 시애틀 타코마공항을 잇는 신규 직항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시애틀을 아시아 관문 도시로 삼아 태평양 횡단 노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행 수요가 급증한 중국 노선은 대폭 확대됐다.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5개 저비용 항공사에 한국·중국 간 17개 신규 노선을 배분하고 기존 노선 운항 횟수를 늘렸다.

중국 노선은 돈이 되는 만큼 누가 더 가져가느냐를 놓고 항공사 간 신경전이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사고 여파로 노선 배분에서 불이익이 예상됐던 아시아나항공은 서울∼옌청 신규 노선과 서울∼청두 등 8개 기존 노선의 운수권을 가져가며 선방했다.

아시아나항공을 노선 배분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대한항공은 이날 “일련의 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아무런 제재 없이 운수권을 배분해준 것은 항공안전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항공사들은 하반기에도 노선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 관계자는 “제조업체가 새 상품을 내놓듯 노선 취항은 항공사의 숙명”이라며 “우리와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저비용 항공사가 장거리 기종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