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 로드/김우현 지음/규장
즐겁게 짐을 싼다. 옆엔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 혼자여도 괜찮다. 그렇게 어디론가 훌쩍 떠난다는 건 설렘이고 행복이다. 여행은 그래서 특별하다. 이 책은 그런 설렘을 갖고 출발한다.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등 팔복 시리즈 저자인 김우현 감독은 말씀의 보화 찾기에 나선다. 예수님이 가셨던 그 길(The Way)을 걸으며 성령을 만난다. 말씀 안에 감추인 깊은 진리와 마주한다. 여행의 시작, 설렘을 그는 이렇게 표현한다.
“이스라엘 땅을 순례한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이다. 그곳은 하나님의 약속이 있는 곳이고, 거룩하고 놀라운 말씀이 선포된 곳이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온 맘과 뜻을 다해서 사랑하는 예수님이 그 땅에서 나셨고, 걸으신 길들이 있는 곳이다. 그것만으로도 이 땅을 밟는 여행은 너무나 값지고 눈물겹도록 감격적이다.”
예수님의 모든 여정은 ‘천국 복음’과 연관되어 있다. 저자는 성령의 손을 잡고 주님의 여정을 따랐다. 한번 갈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조금씩 보였다. 말씀에 관한 새로운 깨달음에 매혹된 저자는 더 깊이 알고 싶어 계속 이스라엘 땅을 밟았다. 다녀온 횟수만 16번. 오로지 예수님의 길을 탐구하겠다는 열정, 하늘 지혜의 보고(寶庫)인 주님의 길을 알고자 함이다.
저자는 ‘사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여정을 치밀하게 파고들었다. 왜 사복음서인가에 대해 저자는 설명한다. “예수님의 여정, 그 길을 기록한 복음서가 네 권으로 기록된 데에는 성령님의 감동과 개입이 있었다고 본다. 예수님의 몸을 상징하는 성막을 네 가지 색으로 짜서 만들라고 하신 것은 그것이 네 개의 다양한 색깔과 본질로서 수놓아질 것을 암시한다. 그래서 예수님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진 네 사람에 의한 네 개의 복음서가 기록된 것이다.”(136쪽)
다큐멘터리 PD 답게 저자는 ‘지저스 로드’를 영상 ‘성지순례 특별다큐-예수님의 여정 12부’로 제작해 갓피플닷컴에 공개했다. 그 영상을 글로 풀어낸 게 이 책이다. 열 여섯 번 이스라엘 방문과 오랜 성경 탐구의 내용들을 추가했다. 성경 전체를 아우르는 그의 성경적 깊이를 읽을 수 있다.
책은 ‘어린양의 풍경’ 베들레헴, ‘영적 전쟁의 진원지’ 나사렛,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의 지경’ 갈릴리,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자의 본향’ 사마리아, ‘하늘 아버지의 심장’ 예루살렘 등 예수님이 걸으신 순서에 맞췄다. 먼저 베들레헴의 풍경을 이야기한다. 예루살렘에서 10㎞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베들레헴은 예수님이 나신 곳이다. 양들과 소, 말이 있고 목동이 말구유에 누인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성탄절 카드를 떠올린다. 그러나 현실의 베들레헴은 거대한 분리장벽이 세워진 곳이다.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는 이들로 북적이고 거리도 지저분하다. 평화로운 들판의 초장은커녕, 목동이나 양 한 마리 구경하기 힘들다. 저자는 “그간 내가 알고 있던 베들레헴의 이미지가 얼마나 감상적”이었는지를 깨닫는다.
그렇다면 왜 예수님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것일까. 저자는 구약에 예견된 길들을 하나씩 살펴본다. 창세기 말씀과 대면한다. “라헬이 죽으매 에브랏 곧 베들레헴 길에 장사되었고 야곱이 라헬의 묘에 비를 세웠더니 지금까지 라헬의 묘비라 일컫더라 이스라엘이 다시 길을 떠나 에델 망대를 지나 장막을 쳤더라.”(창 35:19∼21)
예수님의 탄생은 이스라엘 땅의 지형적 구조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거다. 라헬이 묻힌 곳이 베들레헴 에브랏(에브라다)의 길이고, 지금 라헬의 무덤은 베들레헴 입구에 있다. 현재 에브라다 마을 앞에 ‘족장들의 길’이란 표지가 있는데, 구약의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이 다니던 옛날 길이다. 또 히브리어 ‘에델’은 양 떼를 의미한다. ‘에델 망대’는 베들레헴 에브라다 부근의 고대부터 양을 치던 곳이다.
“고대 유대 전통에 의하면 베들레헴 에브라다 근처는 예로부터 예루살렘 성전의 제사를 위한 양들을 키웠는데, 특별히 에델 망대에서는 속죄제에 쓰이는 ‘흠이 없고 순전한 어린 양’을 길렀다고 한다. 이것은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는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적 장소로 정확하다.”(59쪽)
주님이 걸어가신 길을 같이 걷는다는 건 말씀의 회복, 말씀대로 사는 것이다. 그래야 개인의 만족과 유익을 구하던 예배가 변한다. 철저히 자기를 부인하고 아버지의 뜻과 언약에 순종한 예수님의 예배를 회복할 수 있다. 그 길이 ‘지저스 로드’, 우리가 따르고 걸어가야 할 길이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하늘 지혜의 보고, 예수님의 길에 대한 보고
입력 2014-06-04 02:59 수정 2014-06-04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