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길 안내는 싱겁다… ‘내비 앱’의 무한 진화

입력 2014-06-04 02:59 수정 2014-06-04 15:35
왼쪽부터 현대엠엔소프트 ‘맵피 위드 다음’,팅크웨어 ‘아이나비 LTE 에어’.

스마트폰으로 길 찾기를 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내비 앱)이 진화하고 있다. 내비 앱은 그동안 이동통신사 제품이 주류였다. SK텔레콤의 'T맵'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최근 내비게이션 전문 제조업체까지 내비 앱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이나비를 만드는 '팅크웨어'와 현대·기아자동차의 순정 내비게이션을 제작하는 '현대엠엔소프트' 등이다. 내비 앱을 통해 단순한 길찾기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게 이들의 구상이다.

◇지도 내려받을 필요 없는 ‘내비 앱’=현대엠엔소프트는 2일 스마트폰 기반의 내비 앱 ‘맵피 위드 다음(Mappy with Daum)’을 정식으로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이 앱의 가장 큰 특징은 무료다. 이동통신사의 내비 앱은 대부분 특정 요금제에 가입하거나 별도 요금을 내야 사용이 가능하다. ‘맵피 위드 다음’은 안드로이드 OS가 깔려 있는 스마트폰에서 이동통신사와 상관없이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앱은 지도를 별도로 내려받거나 업데이트할 필요도 없다. 이른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도와 교통정보를 전송받는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최초 다운로드 시점에서부터 설치, 시행까지 30초면 된다”고 강조했다.

맵피 위드 다음은 이름처럼 포털사이트 ‘다음’과 서비스·콘텐츠 제휴를 맺었다. 목적지에 이르렀을 때 다음의 ‘로드 뷰’ 기능을 이용해 주변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이 보유한 다양한 사진·리뷰·평점 등의 정보도 검색 결과와 연동된다.

내비게이션 ‘아이나비’로 유명한 팅크웨어도 지난해 9월 ‘아이나비 LTE 에어 포 카카오’를 내놨다. 포인트나 사이버머니가 필요해 완전 무료 서비스는 아니다. 하지만 매일 무료 제공되는 포인트(별)로 서울 도심에서 하루 한 두 차례 정도는 공짜로 길찾기를 할 수 있다. 역시 클라우드 기반으로 대용량의 지도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안드로이드폰뿐 아니라 아이폰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내비 앱으로 종합생활정보서비스 가능”=내비 앱은 SK텔레콤의 ‘T맵’, KT의 ‘올레 navi’, LG 유플러스의 ‘U+ navi’ 등 이동통신사의 제품과 중소 업체가 만든 ‘김기사’가 경쟁하는 구도였다. 전문 내비게이션 업체까지 뛰어든 건 앱을 통해 여러 사업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팅크에어는 이미 ‘아이나비 LTE 에어’를 통해 여러 위치기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건 지난 4월 도입한 ‘가족안심서비스’다. 본인을 포함해 최대 3명까지 가족간 위치를 조회할 수 있다. 상대(자녀)가 주로 머무는 장소에 ‘세이프존’을 설정한 뒤 500m 반경을 벗어나면 알림 메시지를 받을 수도 있다. 2만원짜리 1년 정액권을 사야 이용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다. 아이나비 LTE 에어는 가입자끼리 특정 장소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을 경우 상대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알게 해주는 ‘그룹 주행’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소셜커머스 업체의 할인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주변의 상점을 알 수 있고, 도로 곳곳의 폐쇄회로TV(CCTV)와 연결돼 교통상황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현대엠엔소프트도 ‘맵피 위드 다음’을 통해 ‘종합생활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쇼핑몰, 백화점, 병원, 전시장, 지하철 등에서도 내비 앱을 통해 각종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실내에서도 길안내가 가능한 내비게이션을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건물 주차장에 진입한 이후에도 최종 목적지까지 안내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건물 안에서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카카오, 다음 등 인터넷과 모바일 상에서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업체와 제휴한 것도 내비 앱의 진화를 위한 작업이다. 안수진 현대엠엔소프트 서비스전략실장은 “단순한 모바일 버전의 내비게이션이 아닌 사용자의 다양한 모바일 라이프를 충족시키는 도구가 될 것”이라며 “소통과 참여를 통해 이용자 중심의 종합생활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