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D-1] 캐스팅보트 쥔 40대 ‘낀 세대’

입력 2014-06-03 03:35 수정 2014-06-03 04:32
6·4지방선거가 2030세대와 5060세대 간 팽팽한 대결 구도가 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낀 세대’인 40대 유권자가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0대가 890만명이 넘는 최다 유권자 집단인 데다 그동안 이들의 투표 경향은 어느 한쪽으로 잘 쏠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40대가 선거 당일 여당의 동정론과 야당의 응징론 중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초박빙 선거전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40대 유권자는 총 896만여명(전체의 21.7%)으로 전 연령대에서 비중이 가장 크다. 하지만 사전투표에 참여한 40대 유권자는 89만여명(사전투표율 9.9%)으로 뒤에서 두 번째였다. 평균 사전투표율 11.49%보다 1% 포인트 이상 낮다.

이는 선거 당일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40대가 많다는 의미도 된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당시 40대 투표율은 55.0%로 평균 투표율(54.5%)을 웃돌았다. 20대(41.6%)와 30대(46.2%)보다 더 적극적인 투표층이었다. 중앙선관위가 지난달 조사한 투표의향 조사에서도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40대가 54.3%였다. 사전투표에 소극적이었다고 해서 투표 참여 자체가 저조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40대는 보수나 진보 등 특정 성향으로의 몰표가 심하지 않다. 역대 선거를 봐도 2030세대는 진보·야권, 5060세대는 보수·여권의 ‘콘크리트 지지층’이었지만 40대는 달랐다. 2012년 방송사 대선 출구조사의 연령대별 득표율을 따져보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후보는 20대에서 65.8%, 30대에서 66.5%의 몰표를 받았다. 반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50대에서 62.5%, 60대 이상에서 72.3%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40대에는 몰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문 후보가 55.6%를 얻어 박 후보(44.1%)보다 10% 포인트 정도 앞서지만 다른 세대에 비해서는 격차가 크지 않았다.

또 40대는 의견의 가변성이 큰 집단이기도 하다. 일례로 세월호 참사 직전인 4월 둘째 주의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40대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긍정 61%, 부정 28%였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엔 긍정과 부정 평가가 뒤집혔고, 5월 셋째 주 조사에선 긍정 평가가 39%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부정적인 평가는 52%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40대의 사전투표율이 낮은 것은 신중하게 여론을 살피며 결정을 미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40대는 세월호 참사와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등으로 정부에 실망한 감정이 남아 있는 세대”라면서 “이들의 사전투표율이 낮아 여당은 일단 이틀 정도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결국 선거 당일 40대가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는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