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가는 하늘길이 넓어진다. 항공사들은 활로 구축을 위해 새 노선을 열거나 기존 노선 운항 횟수를 늘리고 있다. 최근 마무리된 한국·중국 간 신규 노선 배분과 인기리에 방영된 ‘꽃보다 할배’도 기폭제가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8일 인천∼이탈리아 베네치아 노선을 신설하고 오는 9월 12일까지 매주 2차례씩 전세기를 띄운다고 2일 밝혔다. 이 노선은 인천과 베네치아를 단번에 잇는 국내 최초 하늘길이다. 지금까진 베네치아에 가려면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 밀라노나 로마로 간 뒤 기차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야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신규 취항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달 13일에는 인천과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연결하는 직항 전세기 노선을 열었다. 이 항공편 역시 국내에선 유일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꽃보다 할배’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향으로 유럽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전세기 신규 취항은 이에 부응하고 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노선은 항상 운항하는 정규 노선이 아니라 한시적으로 승객을 모아 운항하는 비행편이다.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은 이달 20일까지 운항된다. 반응이 좋으면 운항 기간을 늘릴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차세대 대형 항공기 에어버스 A380 도입을 계기로 그간 대한항공에 비해 취약했던 장거리 노선을 적극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하반기부터 미주 지역 신규 취항을 검토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전반적으로 올해 신규 취항과 노선 증편 움직임이 지난해보다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주춤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나아졌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5개 저비용 항공사에 한국·중국 간 17개 신규 노선을 배분하고 기존 노선은 운항 횟수를 늘렸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초 인천과 미국 휴스턴 간 노선을 신규 취항하며 미주 여객 노선을 14개로 늘리고 기존 유럽 노선 등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인천∼암스테르담과 인천∼이스탄불 노선을 주 1회씩 증편했고, 이달부터는 인천∼오스트리아 비엔나 노선과 인천∼스위스 취리히 노선을 분리해 주 3회씩 운항한다.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도 증편한다.
외국 항공사 중에는 카타르항공이 올해 들어 UAE 샤르자와 두바이월드센트럴, 사우디아라비아 호푸프, 사이프러스 라르나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노선 등을 신설했다. 한국에서는 도하 공항을 거쳐 갈 수 있다. 미국 델타항공은 3일부터 인천공항과 미국 시애틀 타코마공항을 잇는 신규 직항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시애틀을 아시아 관문 도시로 삼아 태평양 횡단 노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반 기업이 R&D(연구·개발)를 하듯이 항공사들은 항공기 도입과 함께 신규 취항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런 부분에 대한 성장을 게을리 하면 도태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항공사들 잇단 신설·증편… 해외 노선 무더기로 열린다
입력 2014-06-03 02:33 수정 2014-06-03 0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