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파동으로 뇌 신경세포 자극 잃어버린 기억 되살릴 수 있다

입력 2014-06-03 03:35 수정 2014-06-03 04:32
빛의 파동(광 펄스·pulse of light)으로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하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의과대학 신경과학 연구팀이 치매 환자의 기억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음에 따라 알츠하이머(Alzheimer·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희망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쥐의 기억을 지우고 복원하는 데 성공해 인간에게도 적용할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쥐 기억 삭제와 복원에는 광 펄스가 주효했다. 신경세포 신호를 다른 신경세포로 전달하는 시냅스(synapse·연접 부위)를 광 펄스로 자극하면 강약에 따라 기억이 지워지거나 되살아났다.

일단 시냅스에 자극을 줘 기억을 형성시킨 뒤 자극 강도를 낮춰 저주파 광 펄스를 시냅스에 보내면 형성된 기억이 지워지고, 다시 강도를 높여 고주파를 보내면 지워진 기억이 되살아나는 식이다. 연구를 위해 광선에 반응을 나타내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쥐의 신경세포에 광 펄스를 자극하고 동시에 발에는 전기충격을 줘 통증을 가했다.

쥐는 광 펄스 자극을 받으면 ‘통증이 생긴다’라는 기억을 형성해 두려운 행동을 보였다. 이어 같은 신경세포에 낮은 주파수를 보내자 쥐들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기억이 지워진 것이다.

그러나 다시 높은 주파수를 보내자 쥐들이 전기충격 없이도 두려움을 나타냈다. 광 펄스 자극으로 재생된 기억이 두려움을 불러온 것으로 잃어버린 기억이 되살아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