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대구시장] “대통령을 지키자” vs “대구의 자존심을 지키자”

입력 2014-06-03 02:17 수정 2014-06-03 04:32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가 2일 동대구역 지하철역 앞에서 막바지 연설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수성구 범물동 아파트단지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각 선거대책위원회 제공

6·4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2일 새누리당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수성구를 집중 공략하며 막판 표심잡기에 나섰다. 권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자’로, 김 후보는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지키자’로 각각 시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권 후보는 대구지하철 2호선 사월역, 고산2동 노래교실, 대구스타디움, 용지네거리, 목련시장, 수성못, 두산오거리, 황금네거리, MBC네거리 등 수성구에서 강행군을 이어갔다. 권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구가 지켜야 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부착된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박 대통령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대구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권 후보는 선거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김 후보에게 쫓기고 있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박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진이 들어간 현수막을 대구 곳곳에 설치하는 등 ‘박근혜 마케팅’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김부겸 후보 역시 오전 대구 중구 반월당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한 뒤 수성구 고산지역, 범어·황금·수성동지역 아파트단지 등 수성구를 집중적으로 돌며 맞불작전을 폈다. 김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을 막고 대구시민들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난달 말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와 새누리당 중앙당의 가덕도 신공항 논란 이후 대구 새누리당의 무능함을 꼬집으며 대구 변화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두 진영 간 비방전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바짝 추격을 당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권 후보 측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김 후보는 2012년 대선 때 박 대통령에게 ‘독재자의 딸’ ‘박근혜를 무너뜨리겠다’ 등 무섭고 저주스러운 말을 했던 인물”이라며 “그랬던 그가 이제 와서는 ‘박근혜와 친분이 있다’며 박근혜 마케팅을 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측도 성명을 내고 “권 후보가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논리에 밀리자 김 후보가 가덕도를 지지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다”며 “권 후보가 거짓과 궤변, 진실·근거 없는 허위 흑색선전으로 대구시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