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3일은 세월호 침몰 참사가 일어난 지 49일째 되는 날입니다. 침몰 뒤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지만 모두 좋은 곳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엔 너나 없습니다. 트위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봤습니다.
140자 이내로 서로의 소식을 전하는 트위터에 지난 한 달 동안 ‘세월호’가 얼마나 등장했는지 살펴봤습니다. 5월 중 트위터에 ‘세월호 여론’이 가장 많은 날은 ‘유가족’ ‘KBS’ ‘청와대’가 언급될 때였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톱시(topsy.com)’를 인수했습니다. 톱시는 트위터가 시작된 2006년부터의 글을 실시간으로 검색해 분석하는 사이트입니다. 트위터 단문 메시지에 첨부된 링크를 기준으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데요. 내 트윗 글이 얼마나 주목을 받았는지 알고 싶으면 이 사이트에 한글로 키워드를 입력해보면 됩니다. 얼마나 리트윗(RT) 됐는지도 나옵니다. 톱시는 세세한 검색 로직을 밝히진 않고 있는데, 유명인과 전문가들의 트윗이 검색에서 우대받는 평판 시스템(Reputation System)입니다. 전체 트윗의 95%를 판별한다고 합니다. ‘검색어 알바’ 의혹제기가 꾸준한 국내 포털보다는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톱시에서 “세월호”를 언급한 트윗 글을 찾아봤습니다. 2일 오전 기준으로 최근 한 달 간(지난달 3일부터 2일까지) 모두 290만3175건이 나왔습니다. 톱시가 만든 그래프(사진)를 보면, 하루 평균 약 10만건 정도가 쏟아졌습니다. 이중 하루 기준 15만개에 이르는 트윗글이 생산된 때는 세 번 있었습니다. 세월호 여론의 변곡점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첫 번째는 지난달 8일 경기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지키던 세월호 유가족이 서울 여의도 KBS 앞으로 나왔을 때입니다. 세월호 관련 공영방송의 보도행태에 분노해 김시곤 전 보도국장과 길환영 사장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였습니다.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 KBS에서 항의 농성 중입니다”라며 생방송 영상을 유튜브에 링크한 1인 미디어 기자의 글은 2171회 리트윗되며 퍼졌습니다. 이날에만 세월호 언급 트위터글이 모두 15만3807개 생산됐습니다.
두 번째 변곡점은 지난달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났을 때입니다. 마침 참사 한 달째이기도 했습니다. ‘[속보] ‘세월호’ 가족대책위 “박 대통령도 조사해야”’란 제목의 뉴스를 톱시는 톱으로 꼽았습니다. 여러 명망가들이 리트윗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변곡점도 유족들이 다시 여의도로 나섰을 때입니다. 이번엔 KBS가 아니라 국회로 갔습니다. 유족들은 세월호 국정조사에 합의하지 못하는 여야 지도부를 압박하면서 찬 바닥에서 노숙을 했습니다. 이날도 13만7149개의 트윗글이 회자됐습니다.
유족들께 다시 한번 삼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지난 한 달 간 유족들이 적어도 SNS에선 세월호 관련 보도의 중심에 있었다는 결론도 함께 말씀드립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세월호, 톱시의 ‘트위터 통계’ 세번의 변곡점이 주는 의미는
입력 2014-06-03 02:33 수정 2014-06-03 0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