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산업용 로봇 구매 1위국은? A:중국 FT 보도… 2013년에만 3만7000대 사들여 일본 첫 추월

입력 2014-06-03 03:35 수정 2014-06-03 04:31
중국이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구매국으로 등극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높아진 인건비가 로봇 구매를 부추긴 것으로,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 때문에 생긴 중국의 별칭 ‘세계의 공장’은 이제 옛말이 돼가고 있는 셈이다.

FT는 국제로봇협회(IFR) 통계를 인용, 중국이 지난해 3만6560대의 산업용 로봇을 구매했다고 전했다. 전년보다 60%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전 세계에 팔린 로봇 5대 가운데 1대를 중국이 사들인 것이다. 중국은 구매량 기준으로 로봇 생산라인 구축을 지향하는 일본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일본은 지난해 2만6015대의 로봇을 구매해 2위에 올랐고 미국이 2만3679대로 3위를 차지했다.

갈수록 치솟는 임금비용과 점점 치열해지는 다른 신흥국과의 생산성 경쟁이 중국 공장의 생산라인을 사람에서 로봇으로 바꾸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FT는 분석했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가 로봇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로봇 수 증가에 기여했다.

중국의 로봇 구매량은 2008∼2013년 사이 매년 평균 36%씩 증가했으며 성장 잠재력도 크다. 최근 구매량이 늘긴 했지만 2012년 기준으로 중국의 로봇 대수는 제조업 종사자 1만명당 23대에 불과해 한국의 1만명당 396대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전체 로봇 대수도 일본이 31만여대로 여전히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중국은 9만6000대에 불과하다. 중국에서 로봇 수요 증가는 주로 대형 다국적 제조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자동차 부문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스위스의 ABB나 일본의 화낙, 독일의 쿠카 같은 로봇 생산업체들도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스위스의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ABB의 페르 베가르드 네르세스 책임자는 “중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로봇 시장”이라며 “수년 후에는 2, 3위를 합친 것보다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