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통합정부가 2일(현지시간) 출범했다. 7년 동안 계속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 사이의 반목에 종지부를 찍으며 '하나의 팔레스타인'을 선언했다. 초대 총리로는 영국 유학파 영어교수 출신인 라미 함달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가 임명됐다.
통합정부는 가자지구 출신 5명이 포함된 17명의 장관으로 구성됐다. 양측은 협상 막판까지 일부 장관직 철폐 등 세부사항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통합정부가 구성된 오늘 이후 분리의 종식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칼릴 알하야도 협정식에 앞서 분쟁의 종결을 공표했다.
통합정부의 출범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던 이스라엘과의 갈등은 심화될 전망이다. 내각 발표를 앞두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로켓탄 2발이 이스라엘 남부에 발사됐다며 보복의 일환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폭격하는 등 적극적인 견제에 나섰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제사회에 무장단체 하마스가 포함된 팔레스타인 통합정부를 인정하지 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자치정부의 주축인 파타당(黨)과 반(反)이스라엘 저항세력 하마스는 2007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한 이후 갈등 속에 팔레스타인을 양분해 왔다. 지난해부터 미국의 중재로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과 단독으로 평화협상을 벌여왔으나 협상시한을 8일 앞둔 지난 4월 23일 하마스와 전격 통합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평화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처한 자치정부가 하마스와 손을 잡으며 이스라엘을 압박해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하마스에 가자지구를 빼앗긴 자치정부와의 평화협상을 반쪽짜리라며 무시해 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팔레스타인 통합정부 출범
입력 2014-06-03 03:35 수정 2014-06-03 0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