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같은 아이들 위해 ‘꽃’을 바칩니다

입력 2014-06-03 03:35 수정 2014-06-03 04:31

세월호 참사로 숨진 ‘꽃’ 같은 아이들을 추모하는 기독교 음악(CCM)이 나온다.

1975년에 태어난 CCM 사역자 13명으로 구성된 ‘75 프렌즈’는 2일 “희생된 아이들에게 바치는 노래 ‘꽃’을 만들어 주요 음원사이트에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5 프렌즈 소속 전대현 전도사(예능교회·사진)가 작사·작곡하고, 김인식 목사가 불렀다. 채윤성 등 11명은 곡에 코러스를 넣었다. CCM 사역자 장욱조 목사도 추모곡 ‘하늘 소망’을 만들었으나 정식 출시되는 것은 ‘꽃’이 처음이다.

감미로운 선율에 아름다운 노랫말이 결합됐다. ‘이 착한 아이야∼ 꽃 같은 너의 시절은∼ 이제 우리 안에 담고 이어갈 테니∼ 다시 이런 슬픔이 우릴 삼키지 못하게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전대현 전도사는 “사고 후 크리스천조차 위로보다 분노하는 데 안타까움을 느꼈다. 아이를 잃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노래를 쓰고 곡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75 프렌즈는 올해 1월 동갑내기 문화사역자들이 협력을 위해 만든 친목모임이다. 홍보담당 이윤창 전도사는 “스튜디오 사용료 등 제작실비는 십시일반 모았고, 연주 등은 재능기부였다”며 “위로하고 추모하는 마음을 많이 나누기 위해 무료로 배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꽃은 7일 정오 갓피플뮤직(music.godpeople.com)과 멜론(melon.com) 등 음악 전문 사이트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예정된 주요 기독교 공연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피해자를 위로하는 순서가 준비되고 있다. ‘찬양 예배’의 롤 모델로 불리는 호주 힐송처치의 힐송 유나이티드(Hillsong United·힐송)는 8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한다. 힐송은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위한 기도 순서를 따로 갖는다.

‘가스펠의 프런티어’ 미국 커크 프랭클린(Kirk Franklin)은 27∼2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여는 공연을 아예 ‘힐링 코리아 2014’라고 이름 붙였다. 세월호 참사로 상처 입은 한국인을 위로하는 워십 콘서트 콘셉트이다. 세월호 참사, 6·4지방선거, 월드컵 개최 등으로 팬들의 관심이 분산되면서 주최 즉은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강화자 단장(명성교회)이 이끄는 베세토오페라단은 지난달 말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삼손과 데릴라’ 오페라 공연 전 ‘내 영혼 바람 되어’(작곡 김효근)를 제창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 관람객은 “다들 우울해 하고 있다 보니 공연장에 오는 것도 어쩐지 꺼려졌다. 추모곡을 들으면서 다시 한번 중보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