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D-1] ‘농약급식’ 논란 또 난타전

입력 2014-06-03 03:59 수정 2014-06-03 04:31
6·4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선거를 이틀 앞둔 2일 마지막 TV토론회에 출연해 그동안 제기됐던 이슈들을 두고 격돌했다. 특히 '농약급식' 논란에 대해 두 후보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뜨거운 공방전을 벌였다.

정 후보는 감사원이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급식 실태를 감사한 뒤 공개한 처분요구서를 들고 나와 먼저 박 후보를 공격했다. 정 후보는 처분요구서 내 각주에 표기된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유통된 농산물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123건 중 2건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잔류 농약이 포함돼 있었다'는 부분을 문제 삼았다. 정 후보는 "박 후보는 상당 기간 농약급식 유통을 묵인했다"며 "가까운 분들, 측근들과 급식 예산을 나눠먹기 하려는 것 아니었나"라고 따졌다.

이에 박 후보는 감사원이 서울시에 직접 통보한 처분요구서를 들어 보였다. 박 후보는 "이 자료를 가지고 서울시는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어디에도 잔류 농약이 있는 식자재가 학교에 공급됐다든지, 어떤 처분이 필요하다든지 이런 얘기가 하나도 들어 있지 않다. 정 후보 얘기처럼 중대한 문제라면 감사원이 통보를 안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밖에 두 후보는 사사건건 날선 신경전을 폈다. 박 후보가 "항간에 박원순은 서울시만 이야기하고 정몽준은 박원순만 이야기한다는 말이 있다"고 하자 정 후보는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 지금 선거는 박 후보의 3년 시정을 평가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박 후보는 서울시정을 너무 왼편(진보 성향)으로 끌고 가셨다"고 주장했다.

'쫓는' 정 후보와 '쫓기는' 박 후보 간 구도는 고소·고발전으로도 비화됐다. 정 후보 측 이수희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한 인터넷 매체가 보도한 내용을 전하는 방식으로 "박 후보 부인 강난희씨는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가 운영하는 몬테크리스토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모임에 멤버로 참여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즉각 기자회견을 통해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일축했다. 진 대변인은 "가족을 근거 없는 음해와 흑색선전으로부터 지키는 것은 시장 후보이기에 앞서 가장으로서 최소한의 의무"라면서 "그동안 많이 참아왔다. 더 이상 관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박 후보 측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정 후보가 전날 '2002 한일월드컵 심판 매수설'을 언급한 대목도 파고들었다. 정 후보는 삼성동 유세에서 "FIFA 책임자라는 사람이 한국의 준결승 진출에 대해 'MJ(정몽준)란 놈이 심판을 매수해서 된 것 아니냐'고 했다"며 "제 능력이 그 정도 되면 괜찮은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논평을 내고 "국제적인 논란거리로 비화될 수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정 후보 측은 심판 매수설을 인정한 게 아니라 농담을 한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