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11.49%로 높게 나온 것은 특히 20대 이하(29세 이하)와 60대 연령층의 투표 참여율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대별로는 30대 이하 젊은층과 50대 이상 장년층이 거의 비슷한 수로 투표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나 2012년 대선 당시 위력을 떨쳤던 ‘세대 간 대결’ 구도의 재연을 예고했다. 세월호 참사로 충격이 큰 30∼50대 학부모들의 사전 투표율이 저조해 이들이 선거 당일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결과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2030’ 대 ‘5060’ 팽팽한 대결=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일 공개한 사전투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연령대별 사전투표율(같은 연령대 전체 유권자 대비 사전투표자 수)에서 20대 이하가 15.97%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60대(12.22%)가 차지했다. 50대 11.53%, 70대 이상 10.00%, 40대 9.99%, 30대 9.41% 순이었다.
사전투표 유권자 474만4241명을 나이로 분류하면 30대 이하 191만3898명, 50대 이상 193만4486명으로 역시 팽팽했다. 비율로 따지면 30대 이하가 40.34%, 50대 이상은 40.78%를 차지했다.
20대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이유는 이 연령대로 분류되는 32만여명의 군인·경찰 중 상당수가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게 중앙선관위 분석이다.
성별로는 남성 사전투표율이 13.83%, 여성 사전투표율이 9.20%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의 사전투표율이 여성보다 높았다. 연령과 성별을 모두 감안한 사전투표율은 20대 이하 남성이 20.89%로 가장 높았고 40대 여성이 8.55%로 가장 낮았다. 시·도별로는 전남이 18.05%로 1위, 대구시가 8.00%로 전국 꼴찌였다.
◇30∼50대 여성 사전 투표율 낮아…앵그리맘 안 나섰다=초·중·고 학부모에 해당되는 30·40·50대 유권자 가운데 사전투표에 참가한 비율은 각각 9.41%, 9.99%, 11.53%였다. 오히려 20대나 60대보다 참여율이 저조했다. 세월호 참사로 학부모들의 투표 열기가 높을 것이란 당초 예상과는 전혀 달랐던 셈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 희생자 지역인 안산시 단원구의 경우 사전투표율이 8.42%에 그쳤다. 아직 학부모들이 정치에 대한 불신·혐오로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30∼50대 여성의 사전투표율이 저조했다. 30대 여성은 8.73%, 40대 여성은 8.55%, 50대 여성은 9.28%로 같은 세대 남성보다 1% 포인트에서 최대 4% 포인트 이상 낮았다. 앵그리맘이 정치 불신이 심해져 투표에 여전히 소극적으로 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20대 이하 여성의 사전투표율은 10.53%, 60대 이상 여성의 사전투표율은 9.14%로 나타났다.
◇여야 모두 ‘위험하다’ 낮은 자세=여야는 높은 사전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서로 자기에게 불리한 결과라고 몸을 낮췄다.
새누리당은 20대 젊은 세대의 사전투표율이 높았다는 점을 불안요소로 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큰 30대와 40대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는 점을 들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젊은층의 사전투표율이 높아진 것은 선거전이 종반에도 더 어렵게 흘러간다는 의미이며, 한마디로 위기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사죄와 반성, 혁신의 진정성과 진솔함을 국민께 보여드리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높은 사전투표율이 반드시 야당에 유리한 결과로 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당 선대위 민병두 공보단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에 가장 부정적인 30대 투표율이 낮아 우려가 많다”며 “정신적 충격을 받은 유권자들과 앵그리맘을 움직여야 하는데 그만큼 투표장에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민 단장은 지역별로도 여당 지지율이 높은 서울 강남 4구의 투표율이 강북보다 높은 점, 강원도와 충북에서도 새정치연합 후보의 기반인 영서 지방과 청주의 투표율이 새누리당 후보 지지층이 두터운 영동 지방과 충주보다 낮았다는 점 등을 우려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6·4 지방선거 D-2] 30대 이하 40.34% VS 50대 이상 40.78%… 세대 대결 ‘팽팽’
입력 2014-06-02 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