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 사흘을 앞둔 1일 전국 17개 광역시·도지사 선거 자체 분석을 통해 대부분 지역을 경합 및 열세 지역으로 분류했다. 여야가 각자의 지지층에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켜 투표를 독려하려는 ‘엄살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실제 판세 자체가 혼미해졌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7+2’가 최상의 시나리오=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우세 지역으로 꼽은 곳은 경남 경북 울산 제주 등 단 4곳이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과 인천, 경기를 비롯해 새누리당의 안방으로 불리는 부산, 대구마저 우세냐 약세냐의 차이가 있을 뿐 판세를 가릴 수 없는 백중세라고 판단했다. 새누리당이 당선 안정권이라고 전망하는 지역은 총 7곳이다. 우세 지역 4곳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와 대전, 세종 등 경합 우세 지역 3곳을 합한 것이다.
당선 가능성이 있는 7곳에다 백중세인 부산 경기 충북 강원 중에서 2곳 이상을 승리하면 과반을 확보해 승리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최소 1곳만 가져와 8곳에서 승리해도 세월호 참사 와중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경합 약세 지역은 서울과 인천 충남 등 3곳이다.
새누리당은 후보 지지율이 당 지지도보다 높은 경기와 텃밭임에도 무소속 후보에게 턱밑 추격을 허용한 부산에도 화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감안한 ‘박심 마케팅’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인천에서 개최한 선대위 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유정복 시장 후보는 어느 후보 못지않은 특별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를 통렬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정몽준 남경필 등 광역단체장 후보 9명은 서울역광장에서 단체로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보수 대결집 위험하지만 무당파 지지에 기대=새정치연합은 30∼31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대단히 비상한 국면”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확실한 우세를 보였고 그 외에 충남과 전북, 전남까지만 우세 지역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또 경기 인천 세종 대전 충북 강원 대구 광주와 무소속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된 부산 등 9곳은 백중세로 판단됐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오차범위 내 초박빙 우세이거나 열세 수준으로 경합 중”이라며 “새누리당 지지층이 강력히 결집하면서 하루하루 다르게 박빙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전국적으로 20% 안팎을 형성하고 있는 무당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무당파가 줄고는 있지만 서울과 경기 등의 경우 무당파의 6대 3, 혹은 5대 3 정도가 여전히 새정치연합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후보가 새누리당의 네거티브에도 큰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무당파의 지지 덕택이라는 것이다.
윤장현 후보가 무소속 강운태 후보와 맞붙고 있는 텃밭 광주의 경우 적극 투표층에서 윤 후보가 0.4% 포인트까지 따라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김부겸 후보가 뛰고 있는 대구시장의 경우 수성구 등에서 김 후보가 선전하고 있어 이변 가능성을 기대했다. 반면 현역들이 많은 서울 구청장 선거의 경우 흐름이 대단히 안 좋은 것으로 진단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책임론과 박근혜정부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워 막판 표몰이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독선과 불통을 보여 온 청와대의 인적 쇄신과 국정 운영 기조 전환을 위해서라도 야당에 힘을 실어달라는 호소다.
엄기영 권지혜 기자 eom@kmib.co.kr
[6·4 지방선거 D-2] 여“안방도 아슬아슬” 야“서울 빼곤 초박빙이거나 열세”
입력 2014-06-02 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