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D-2] 여“안방도 아슬아슬” 야“서울 빼곤 초박빙이거나 열세”

입력 2014-06-02 05:08
6·4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1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자원봉사자들이 투표 참여를 촉구하는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 사흘을 앞둔 1일 전국 17개 광역시·도지사 선거 자체 분석을 통해 대부분 지역을 경합 및 열세 지역으로 분류했다. 여야가 각자의 지지층에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켜 투표를 독려하려는 ‘엄살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실제 판세 자체가 혼미해졌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7+2’가 최상의 시나리오=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우세 지역으로 꼽은 곳은 경남 경북 울산 제주 등 단 4곳이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과 인천, 경기를 비롯해 새누리당의 안방으로 불리는 부산, 대구마저 우세냐 약세냐의 차이가 있을 뿐 판세를 가릴 수 없는 백중세라고 판단했다. 새누리당이 당선 안정권이라고 전망하는 지역은 총 7곳이다. 우세 지역 4곳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와 대전, 세종 등 경합 우세 지역 3곳을 합한 것이다.

당선 가능성이 있는 7곳에다 백중세인 부산 경기 충북 강원 중에서 2곳 이상을 승리하면 과반을 확보해 승리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최소 1곳만 가져와 8곳에서 승리해도 세월호 참사 와중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경합 약세 지역은 서울과 인천 충남 등 3곳이다.

새누리당은 후보 지지율이 당 지지도보다 높은 경기와 텃밭임에도 무소속 후보에게 턱밑 추격을 허용한 부산에도 화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감안한 ‘박심 마케팅’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인천에서 개최한 선대위 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유정복 시장 후보는 어느 후보 못지않은 특별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를 통렬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정몽준 남경필 등 광역단체장 후보 9명은 서울역광장에서 단체로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보수 대결집 위험하지만 무당파 지지에 기대=새정치연합은 30∼31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대단히 비상한 국면”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확실한 우세를 보였고 그 외에 충남과 전북, 전남까지만 우세 지역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또 경기 인천 세종 대전 충북 강원 대구 광주와 무소속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된 부산 등 9곳은 백중세로 판단됐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오차범위 내 초박빙 우세이거나 열세 수준으로 경합 중”이라며 “새누리당 지지층이 강력히 결집하면서 하루하루 다르게 박빙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전국적으로 20% 안팎을 형성하고 있는 무당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무당파가 줄고는 있지만 서울과 경기 등의 경우 무당파의 6대 3, 혹은 5대 3 정도가 여전히 새정치연합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후보가 새누리당의 네거티브에도 큰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무당파의 지지 덕택이라는 것이다.

윤장현 후보가 무소속 강운태 후보와 맞붙고 있는 텃밭 광주의 경우 적극 투표층에서 윤 후보가 0.4% 포인트까지 따라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김부겸 후보가 뛰고 있는 대구시장의 경우 수성구 등에서 김 후보가 선전하고 있어 이변 가능성을 기대했다. 반면 현역들이 많은 서울 구청장 선거의 경우 흐름이 대단히 안 좋은 것으로 진단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책임론과 박근혜정부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워 막판 표몰이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독선과 불통을 보여 온 청와대의 인적 쇄신과 국정 운영 기조 전환을 위해서라도 야당에 힘을 실어달라는 호소다.

엄기영 권지혜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