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1일 ‘막판 표심 굳히기’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주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고 있지만 여권의 ‘숨은 표’가 많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박 후보 캠프는 남은 기간 선거운동의 핵심 키워드로 ‘가족’과 ‘안전’을 선택했다. 둘 다 전통적인 보수 여당의 선점 이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흔들리는 보수층을 직접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어린이, 엄마, 50대 가장, 어르신 등 가족의 주요 구성원을 상대로 한 타깃 정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을 전체적으로 아우르겠다는 일종의 ‘싹쓸이 전략’이다.
특히 박 후보는 캠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의 ‘농약 급식’ 공세와 관련해 “아이들의 밥상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서울시 친환경농산물 급식 시스템은 전국 어느 곳보다 안전하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인기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를 만난 자리에서는 ‘꼼수는 정수로 받습니다’는 글귀가 적힌 부채를 선물 받기도 했다. 정 후보의 계속되는 의혹 공세를 비꼬는 뜻이 담겼다.
유세 현장에서는 안전한 학교와 사회를 만들겠다며 학부모 및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서울 중구 퇴계로길 복합문화공간 ‘재미랑’에서 두 딸을 가진 만화가를 만나자 “제가 당선되면 4년간 국공립 어린이집 1000개를 지을 테니 (저를 믿고) 아이 하나 더 낳으셔도 좋다”고 약속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아이들 내놓기가 겁난다는 다른 만화가에게는 “이면도로와 횡단보도에서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 스쿨버스를 도입할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한공주’ 상영관에서는 학부모들에게 폭력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 후보는 “제도권 교육은 교육청이 담당하겠지만 저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신나게 뛰어놀면서도 자기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서울 왕십리역 등 지하철역과 재래시장 등을 부지런히 다니며 같은 당 기초단체장·의원들을 지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6·4 지방선거 D-2]“아이들 밥상, 정치에 이용 말라” 정책 키워드로 가족·안전 강조
입력 2014-06-02 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