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비통에 빠진 이 나라를 굽어살피시고 상처 입은 영혼들을 어루만져 주소서."
'세월호 참사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위원회'(위원장 김삼환 목사)는 1일 오후 서울 강동구 구천면로 명성교회에서 '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를 열었다.
김삼환 목사는 "이번 참사는 희생자와 그 가족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전체의 행복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앗아갔다"면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깊이 성찰하고 회개하면서 낙망으로부터 회복하자는 뜻에서 기도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고, 실종자들이 조속히 가족들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는 유가족과 국민들 마음에 깊은 상처와 고통을 안겨주었다. 그 고통과 아픔을 위로하고 국민이 용기를 갖고 극복해 나가도록 애도주간을 선포하고 뜻깊은 기도회를 열어준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30년 전부터 기독교는 이 땅에 희망을 일구어 나갔다"며 "위기 극복의 중심이 된 한국교회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국민의 상처가 아물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준 (세월호 선주) 유병언 일가가 도망을 다니면서 국민들을 기만하고 사회를 혼란하게 만들고 있다”며 “과거 없어졌어야 하는 기업이 회생절차로 계속 살아나 영업을 하다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혔는데,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회를 혼탁하고 불안하게 하거나 이를 비호하는 세력들을 찾아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려 하니, 국민 여러분들께서 이를 위해 마음을 모아달라”며 “그러한 힘이 위기와 시련을 극복하고,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도회에서는 예장합동 증경총회장 장차남 목사와 전 세계침례교연맹 회장 김장환(극동방송 이사장) 목사가 각각 '위로'와 '회복'을 주제로 설교했다.
장 목사는 고린도후서 1장 1∼4절을 본문으로 "하나님은 고난당한 이의 한을 풀어주시고, 눈물을 닦아 주시며 상처를 싸매 주시는 분"이라며 "우리는 땅에 납작 엎드려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하나님이 우리를 환난 가운데서 건지심을 믿으며 아픈 이웃을 위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목사는 시편 62편 2∼5절을 예로 들며 "다윗은 아들 압살롬이 반란을 일으켜 아비를 죽이겠다고 하는 암담하고 급박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주님만을 의지하겠다고 고백했다"며 "우리도 다윗과 같이 인생에서 참으로 의지할 단 한 분, 소망의 등대인 하나님만 신뢰하자"고 권면했다.
국민을 향한 호소문도 발표했다. 한국교회위원회는 "민족의 위기 때마다 일치단결해 잘 극복해온 것처럼 이 아픔도 잘 이겨내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가자"며 "이번 참사를 교훈 삼아 이윤추구보다는 생명을 존중하고, 성공지향보다 과정중시의 풍토를 만들며 특혜와 변칙이 아닌 원칙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생활기조를 세우자"고 당부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 드러난 무책임하고, 유기적이지 못한 대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자의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린스턴신학대학원 크레이그 반스 총장도 참석해 "예수님은 슬픔에 빠져 있는 우리를 찾아오셔서 위로하신다고 약속하셨다"며 "고통당한 자를 결코 냉담하게 바라보시는 분이 아닌 주님께서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위로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성금을 모금해 안산기독교연합회 측에 전달했다. 한국교회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가족을 위해 앞으로 2년간 돌봄과 위로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한국교회, 세월호 상처 아물도록 도와달라”
입력 2014-06-02 05:05 수정 2014-06-02 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