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1일 ‘농약급식’ 문제를 이슈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막판 뒤집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급식재료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막판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최대 촉매제로 판단하고 있다.
정 후보는 강북과 강남을 오가는 빡빡한 유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강한 톤으로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를 맹공격했다. 그는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를 언급하며 “고가의 농약급식에 대해 여전히 별 거 아니라는 말씀을 하는 박 후보는 정당한 문제 제기를 과잉 반응, 네거티브라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감사원 보고서의)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학생들에게 농약 성분이 섞인 식재료로 만든 급식을 계속했다는 사실”이라며 박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정 후보는 또 “(지난해) 12월엔 서울시가 감사 결과 대응책을 마련하고자 박 후보가 주재하는 회의를 열었고, (지난) 1월엔 선제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박 후보가 감사보고서 내용을 몰랐다는 것 자체가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장이 되기 전 박 후보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에게 서울시정 공동 운영을 제안한 점과 과거에 국가보안법 사문화 등을 주장한 사실을 근거로 ‘위험한 국가관’을 가졌다고 거듭 주장했다.
정 후보는 오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5회 건설경제 하프마라톤대회에 참석했다. 이어 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안전하고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에는 삼성동 코엑스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정 후보가 박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뒤지고 있지만 농약급식 문제 등에 힘을 얻어 막판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후보 측 박정하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 후보를 지지하다 유보로 돌아선 유권자들이 선거를 앞두고 돌아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보수층을 감안할 때 근소한 차의 승리를 관측한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6·4지방선거] 새누리당 정몽준 “박원순, 알고도 농약급식 계속”
입력 2014-06-02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