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로 빚은 친근한 감성·상상력… 고정관념을 부수다

입력 2014-06-03 02:33 수정 2014-06-03 04:31
1) 도자 예술의 다양성을 볼 수 있는 서울 세라믹 아트 페어 2014가 오는 6일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다. 사진은 주후식 작가의 ‘닥스훈트’. 마이아트예술기획연구소 제공
2) 신희창 작가의 ‘flow’
3) 유의정 작가가 지난 해 이천 비엔날레에 전시했던 ‘기록’
4) 신수연 작가의 ‘be shut up in No2’
고려청자나 조선백자 같은 예술품, 혹은 생활에서 쓰는 찻잔…. 도자하면 떠올리는 것들이다. 도자에 대한 대중의 고정관념을 깨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막하는 국민일보 주최 ‘서울 세라믹 아트 페어 2014(SCAF2014)’에선 도자 작품의 무한 변주를 만날 수 있다.

서울에서 도자를 소재로 열리는 전시회로는 세라믹 아트 페어가 처음이다. 지난해엔 디자인 아트 페어 부대행사로 열렸다. 이번 페어는 SCAF2014 메인전시와 함께 뉴제너레이션, 동물의 왕국, 달 항아리 특별전 등 3개의 기획 전시로 구성했다. 100여명의 도예가들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세라믹 예술 작품들을 선보인다.

◇도자, 예술이 되다=현대적인 도자 예술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1960년대 미국을 통해서다. 도자, 유리 등 세라믹 소재가 오브제(조형물)와 결합하면서 예술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릇이나 항아리를 만드는 소재라는 편견은 여전했다. 이 같은 이유로 도예가들에게 이번 전시는 남다르다. 상품으로 인식됐던 도자를 대중에게 예술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기획전시인 ‘동물의 왕국’에선 관람객들에게 동물이라는 오브제를 도자로 어떻게 표현했는지 보여 준다. 작가들은 강아지부터 코끼리까지 다양한 동물을 여러 기법으로 표현해 도자기가 감성을 표현하는 적합한 소재임을 알려준다. 정은혜 작가는 ‘패밀리’ 등을 통해 사람과 동물의 관계를 친밀하게 표현했다. 박준상 작가는 캥거루, 코끼리에 인간의 문명인 기계를 결합함으로써 자연과 순수의 파괴를 고발한다. 박 작가는 “간판급 문화공간인 예술의전당이라는 장소적 특성이 주는 의미가 크다”면서 “대중에게 도자의 예술성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 도예 작가, 기회의 장이 되다=차세대 도예 작가들에게는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작품들로 대중과 소통하며 발전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희창 작가는 일상적인 식기에 예술적 감각을 입혔다. 한국의 전통적 아름다움에 현대적 감각을 결합시켰다. 황재원 작가는 백자로 만든 인형에 화려한 색감을 더해 젊은 작가의 상상력을 극대화했다. 신희창 작가는 “일반인은 물론 도자 전공자와 예술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자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획전 뉴제너레이션에선 신진작가 발굴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된다. 전시기간 동안 관람객은 제1회 SCAF 공모전에 참여한 신진작가들을 평가한다. 심사 결과에 따라 차기 서울 세라믹아트 페어 초대작가를 선정, 지원할 계획이다.

부대행사로 도자 및 물레체험, 이지연(피아니스트)과 홍경섭(콘트라베이시스트)의 ‘미니콘서트’ 등도 마련했다. 전시 기간은 15일까지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볼 수 있다. 관람료는 6000∼1만원(02-735-4237).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