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 전도보다 순수한 감동에 가치 둬야”

입력 2014-06-02 05:05
한국실천신학회 주최로 지난달 31일 서울 신촌 연세대에서 열린 정기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김옥순 한일장신대 교수의 발표를 듣고 있다.

퇴학당하거나 자퇴한 문제학생들만 골라 14년째 야학을 하고 있는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교장 김윤규(57) 한동대 교수. 그를 이 사역에 뛰어들게 만든 이는 대학생 시절 야학봉사를 할 때 야학교장이었던 고 김태한(대구 남삼교회) 원로장로였다. 김 교수는 “그분은 저한테 ‘예수 믿으라’는 말씀을 단 한번도 하지 않으셨다”면서 “그저 타인을 묵묵히 섬기는 그분의 성품과 마음 씀씀이가 저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고백했다.

교회와 크리스천의 바람직한 디아코니아(섬김·나눔) 사역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김옥순 한일장신대 디아코니아학과 교수는 한국실천신학회 주최로 지난 31일 서울 신촌 연세대에서 열린 제52회 정기학술대회에서 “개신교는 사회봉사활동을 수행하되,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도록 하는 데 가치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대 김윤규 교수가 김 장로의 섬기는 모습에 마음이 움직여 신앙을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섬김 사역에 나선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김옥순 교수는 “사회봉사활동을 전도 수단으로 삼고 교세를 성장시키려 하거나 국가에서 지원받는 재원으로 반대급부를 바라고 활동한다면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교회의 본질인 디아코니아 사역은 순수한 ‘나눔과 섬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아코니아 사역의 전문성 강화 필요성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디아코니아 활동을 교회의 본질로 이해하기보다는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생각하고, 시혜적 차원에 머물러 자립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유급인력 채용 비율이 15% 정도에 머무는 등 전문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디아코니아 목회를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자로서 기독교사회복지사가 사회봉사를 전담토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사역을 위해서는 사회복지 분야의 국가 정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