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가족경영 기업집단(family conglomerate)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한 대표적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0년대에 기업문화를 바꾸면서 일본의 기업 모델을 극복했다는 것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31일자에 게재한 ‘정복할 세계’(A world to conquer)라는 제목의 아시아 기업 특집 기사에서 삼성의 지배구조 변화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920년대 영국 기업이 전 세계 해외직접투자(FDI)의 40%를 차지했고, 1967년 미국 기업이 투자지분의 50%를 차지하면서 ‘혁명’을 일으켰듯이 앞으로 아시아가 변화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시아 경제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8%를 구성하고, 아시아 기업의 가치가 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7%를 점유하면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기업 중 ‘슈퍼스타’는 한국의 삼성, 일본의 도요타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주력 기업 모델이 국영기업과 가족경영 기업이다 보니 국제화와 브랜드 파워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것이다.
‘슈퍼스타’인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1990년대 기업 문화를 글로벌화하고 성과 기반 보상 시스템과 외국인 채용 등을 추구하면서 가족경영 기업에서 벗어났다고 분석했다. 마구잡이로 확장하던 일본 기업과 달리 삼성이 삼성전자에 집중한 점도 부각시켰다.
이코노미스트는 “전통적인 가족 기업보다는 다국적 기업에 가까워진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 회장을 승계할 위치에 있기는 하지만 오너 일가가 직접 지배하는 지분은 매우 적고, 기관투자가들이 1500억 달러(153조원)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족기업이 제도적으로 기관투자가에 의해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으로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보여준다. 더 많은 아시아 기업이 삼성의 사례를 따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김찬희 기자
“삼성, 가족경영 기업서 탈피 글로벌기업으로 성공적 진화”
입력 2014-06-02 05:05